“제가 유년 시절을 보낸 청산도에는 돌담이 참 많았습니다. 돌담은 삶의 배경처럼 어디에나 있었지만, 어디에나 있기 때문에 의식되지 않고 우리 삶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돌담은 내가 따라 걸을 수 있는 길이었고, 호박이 주렁주렁 열리는 풍요를 선물해 주었고, 연을 날릴 때 바람을 막아주는 든든한 바람막이였습니다.”
담양군 공직자 사진 동아리 모임인 죽향사진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성민(안전건설과 토목담당)씨가 사진집으로는 처녀작인 ‘돌담 소리疏籬’를 출간했다.
김 작가는 지난 10년여 동안 유년시절 나고 자란 청산도와 담양 등 전남의 각지를 돌며 추억이 물씬 풍기는 돌담과 돌담길 45점을 사진 속에 담아왔다.
김 작가는 10여 년 동안 돌담을 사진 속에 담아 온 것에 대해 “세상이 발달하면서 사라지는 모든 것들이 애처롭
지만 돌담만큼 고향의 풍광을 과격하게 바꾸는 것이 또 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어디에나 있어서 소중한 가치를 모르고 살아가고 있고 사라짐으로써 그 가치를 증명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 그때부터 돌담을 사진 속에 담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라고 지나 온 사진속의 돌담과의 오래 된 인연을 이야기 했다.
이어 김 작가는 “저는 우리 주위에서 애써 보듬어 놓지 않으면 주위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들을 돌담에서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굳이 그 가치를 언어로 표현하자면 곡선과 중첩, 느림과 풍화, 무위적 인위로 개념화하고 이를 표현할 방법을 모색해 낸 것이 돌담을 사진속에 담는 작업이었습니다”라고 표현했다.
현재 김 작가는 완도군 청산도에서 태어나 광주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를 졸업할 정도로 사진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사진학 석사로서, 2015년 석사학위논문 제목도 ‘슬로시티 청산도 돌담사진에 관한연구’로 학위를 받을 만큼 돌담에 푹 빠져 있다.
김 작가는 2007년 한국의 소리 초대전을 시작으로 지난해 ‘담양이야기’란 주제로 해동문화예술촌 아레아갤러리에 열린 단체 사진전까지 총 19번의 단체전시와, 2015년 서울의 갤러리 나우와 전남 완도의 청산도 향토역사문화전시관에서 ‘돌담, 시간을 품다’라는 제목으로 2차례의 개인전시를 가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