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섬진강·영산강 호우피해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야
(특별기고) 섬진강·영산강 호우피해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야
  • 담양군민신문
  • 승인 2021.03.3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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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원 도의원

지난해 여름, 8월 5일부터 9일까지, 4일간 내린 집중호우로 구례, 곡성 등이 수중도시로 변했고, 담양, 나주 등 여러 지역이 물난리를 겪었다. 특히 섬진강의 지류인 서시천의 제방이 범람·붕괴하면서 구례읍 시가지가 완전히 물에 잠겼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수해민들은 보트를 타고 간신히 몸만 빠져나왔다. 상가 및 논도 밭도 물에 잠겼고, 기르던 소·돼지도 강물에 떠내려갔다. 이때 떠내려간 임신한 소한마리가 55㎞거리, 경남 남해군 무인도인 난초섬에서 발견되어 구례읍으로 다시 돌아오는 애잔한 사연도 있었고, 몇몇 소들은 물을 피해 지붕 위로, 산 속 암자로 피신하기도 했다.


필자를 포함한 전라남도의회 농수산위원회 위원들은 피해가 난 후 바로 현장을 찾았다. 물 빠진 피해 현장은 정말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였다. 수많은 자원봉사자들과 각계각층의 격려와 위문도 이어졌다.


그러나 찌는 듯한 더위를 이겨내고, 쓸모없어진 가재도구와 가전제품을 들어내고, 벽지와 장판을 떼어내고, 물로 침수된 곳을 씻고 그나마 쓸 만한 것을 찾아내는 일련의 작업이 수없이 반복됐다.

또 물에 휩쓸려간 비닐하우스, 농작물, 농자재들을 모아 마대자루에 걷어내는 모든 일에 일일이 사람 손이 필요했다. 몇 날 며칠 계속된 작업으로 많은 사람들은 몸살을 겪어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거기에 코로나19 감염 우려까지 더해져 피해복구는 더욱 더디고 지치는 날의 연속이었다.


우리 동료 의원들은 수마에 상처를 입은 도민 한분 한분을 생각하며 ‘섬진강·영산강 수계 호우피해(농수산) 실태파악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호우피해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항구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대안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지난해 9월 9일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첫 단추부터 사실 쉽지 않았다. 댐을 관리하는 부서, 하천을 관리하는 부서, 재해를 관리하는 부서, 농·어업부서가 각각 다르고 의견들을 하나하나 듣고 묻는 일을 수차례 반복했다. 또 각 부처마다 역할도 달라 국가의 물관리가 정말 제대로 될 수 없는 구조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멈출 수는 없었다.


각각의 나눠진 부서와 부처의 현황을 청취하고, 대책을 논의했고 각자 역할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가장 크게 잘못 꿰어진 단추를 먼저 찾았다. 그래서 댐 수문을 열어 피해를 키웠던 섬진강댐, 영산강 하구둑을 직접 찾아 당시 수문상황을 보고 받았고,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 실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신랄하게 그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주민에게 사과 후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그렇게 쉼 없이 달려왔던 특별위원회 활동기한(6개월)이 마무리됐다. 피해는 모든 언론에서 보도되었던 내용 그대로였다. 금번 피해는 댐 방류량 조절 실패가 가장 큰 원인으로 확인됐다. 또한 정부의 물 관리 컨트롤타워 부재에 따른 정책 실패, 댐 운영매뉴얼 자체 부실, 하천 제방관리 문제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피해를 가중시킨 것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사유재산 피해에 대한 주민배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피해 주민들의 명확한 피해배상 정도, 피해책임 등을‘댐 하류 수해원인 조사협의회’중심으로 진행하는 용역이 마무리되는 2021년 6월 중순이 되어야만 정확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밝혔다. 신속한 추진을 기대했기에 이런 더딘 조사에 답답한 마음을 숨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간 우리 특별위원회 운영을 토대로, 항구적인 대책마련을 위해 몇 가지는 반드시 정부가 반영해 줄 것을 요청한다.
첫째, 댐과 하천을 관리하는 기관은 일원화되어야 한다.


현재 섬진강댐은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수력원자력이 관리하고, 주암댐과 상사댐은 한국수자원공사가, 보성강댐은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나눠 관리한다. 영산강 주요 농업용 댐은 한국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한다. 또 국가하천은 국토부가, 지방하천은 지자체가 관할한다. 이렇다 보니 각각 관리 및 설계 기준이 다르고 집중호우가 나면 교차 굴곡지점이 붕괴하는 등 취약한 구조적 한계성을 갖고 있다. 대한민국의 모든 물 관리를 일원화해야 하며, 이를 관리하는 총괄기관은, 물 판매로 이익을 취하는 곳에서 담당하면 절대 안된다.


두 번째, 섬진강유역관리청을 신설해야 한다.


현재 물 관리 유역은 한강유역, 금강유역, 낙동강유역 그리고 호남의 젓줄인 영산강유역을 관리하는 4개소의 환경청이 설치·운영되고 있고, 우리 지역에는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있다. 하지만, 단순히 지역 바운더리로 묶여 있다 보니 그 성질이 전혀 맞지 않다. 영산강은 농업용수 수원이고 섬진강은 상수원 수원으로써, 그 기능과 환경적 가치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에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 소관 업무를 분리해 체계적으로 섬진강을 관리할 수 있는 ‘섬진강유역관리청’을 새롭게 신설해 갈수기 및 평시 섬진강 하류 건천방지와 농업용수 부족량을 해결하기 위해 방류량 확대를 재산정하는 등 하류 지역 주민들이 더 이상 지금과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세 번째, 재난지원금 지급단가 현실화다.


전남 도 건의로 일부 상향은 되었으나, 여전히 재난지원금 기준단가는 현실적이지 못하다. 또한 농어업분야 재해보험 보상수준도 터무니없이 낮아 전반적인 재해관련 보상금의 현실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피해당시 물가를 반영한 적정수준의 피해보상만이 지역민과 농어민을 재해와 재난에서 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제도적인 장치이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 코로나19를 시작으로, 봄철 이상기온, 200년 빈도의 집중호우, 세 차례 태풍, 겨울철 한파,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과 괭생이모자반 유입 등 수많은 재해와 재난이 발생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기후변화로 더 많은 재해와 전염병 등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예측하고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번 집중호우를 계기로 재해, 재난 등 국가적 위기에 대비한 항구적 대책이 신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같은 피해가 반복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다시는 우리 도민들에게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고, 지난해 수해 피해를 겪었던 수재민이 하루 빨리 수해에 대한 아픔을 훌훌 털어 버릴 수 있는 날이 오길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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