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치유농업, 도시민에게 줄 수 있는 위로의 선물
(기고)치유농업, 도시민에게 줄 수 있는 위로의 선물
  • 담양군민신문
  • 승인 2021.09.0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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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원 전남도의원

예전에는 소득증대가 삶의 중요한 목표였으나 최근에는 경제적인 측면을 넘어 삶의 질 개선과 행복의 추구가 국민적인 관심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들은 복잡하고 다양한 세상에서 매일같이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0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은 신종 질병(32.8%), 경제적 위험(14.9%), 범죄(13.2%) 순으로 조사됐었다. 이는 2018년 범죄(20.6%), 국가안보(18.6%), 경제적 위험(12.8%)과 비교하였을 때 코로나19로 인한 변화 양상으로 보인다.


이러한 불안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많은 방안과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그 중 최근 ‘녹색 처방전’이라 불리는 치유농업이 하나의 방법으로 대두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아직 낯선 단어인 ‘치유농업’이란, 농업·농촌 자원을 이용한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제공해 국민의 건강증진을 도모하는 사업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케어 파밍(care farming)’혹은 ‘소셜 파밍(social farming)’이라 불리며 네덜란드와 프랑스에서 각각 1,200개가 넘는 다양한 케어팜이 국민의 치유농업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다.


유럽의 경우는 지원 기관 형태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건강보험이나 요양보험 지원을 받는 곳이 있는가 하면 자선단체 지원을 받는 곳, 사회보장제도와 연계된 곳 등 다양하게 운영된다. 예컨대 네덜란드의 한 농장에서는 보험과 연계되어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발달장애아나 자폐아, 알코올 중독자, 치매 노인들을 대상으로 텃밭도 가꾸고 동물도 돌보고 치즈도 만들면서 심신을 치유하는 등 유럽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 제공 측면으로 초점이 맞추어져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80년대 원예치유를 시작으로 1990년대부터 산림치유와 동물매개치유로 발전해오면서 2013년 유럽 선진국의 치유농업 사례와 효과에 대한 분석을 계기로 치유농업이라는 용어가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사례로 만성 대사성 질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농장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작물을 돌보고 건강식도 직접 만들어 보고 산책도 하는 등 가벼운 농장 활동을 한 결과 평균 인슐린 분비가 47% 늘어났고 스트레스 호르몬은 28% 감소하였다. 또한 노인을 상대로 주말농장을 운영하며 측정한 결과 텃밭 가꾸기와 공동체 밥상 차리기 등 활동 덕분에 노인들의 우울감이 60% 줄어들고, 총콜레스테롤이 5% 감소하는 등 치유농업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환자가 2017년 8,200명에서 2019년 1만5000명으로 2년 새 28% 증가했으며 여기에 코로나19이후 바깥 활동에 많은 제약이 따르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가 26.9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에 해당하는 심각한 문제와 더불어 다문화·탈북자 등 사회적 약자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빠른 고령화에 의한 치매환자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2019년 기준 79만9,000명에 달하는 치매환자는 2040년이 되면 그 수가 200만명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라고 한다. 이처럼 치유를 필요로 하는 사람 숫자가 말해주고 있듯이 과거 어느 때보다 위로가 필요한 시대다. 지친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치유농업이라면 좋은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행인건 지난 3월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 시행 되면서 예산과 인력이 적극적으로 투입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속에 우리 전남도에서도 도내 다양하고 풍부한 농업·농촌 자원을 활용하여 치유농업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6월 「전라남도 치유농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일부 개정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전남형 치유농업 모델을 정립하여 도시민에게는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는 것은 물론 농업인들에게는 농업의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발견하여 농업·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게 되었다.


치유농업은 단순한 관광산업과는 다르다. 한번 보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 머물며 몸과 마음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이 치유농업이다. 어느 치유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대표자의 이야기이다. 어느 한 노숙자분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강사들과 눈도 못 마주칠 정도로 자존감이 낮아져있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도 어려워했다고 한다.

하지만 매주 꾸준히 방문하여 텃밭의 농작물을 돌보며 ‘나도 도움만 받는 존재가 아니라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고 말하며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당신에게 위로는 어떤 것인가? 요즘처럼 위로가 필요할 때 전남의 농업에서 치유를 받아보는 건 어떨까?

※이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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