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연쇄살인범 강호순 검거 남면출신 정재환 경장
‘일등공신’ 용의차량 1,700대 알리바이 검증 개가
남면 출신 향우 경찰관이 2006년 12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2년여의 짧은 기간동안 경기 서부지역에서 무려 7명의 여성을 연쇄살인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희대의 살인마 강호순을 검거한 주역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화제의 주인공은 남면 지곡리가 고향인 정재환(31) 경장.
유도 3단에 태권도 2단의 무술실력자인 정 경장은 경기 서북부 연쇄살인사건 수사팀에 경기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의 요원으로 수사에 참가, 팀원들과 함께 길고도 지루한 수사과정 끝에 강호순을 검거하는 개가를 올렸다.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사건해결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 것은 CCTV에 잡힌 에쿠스 승용차 화면이지만 강호순을 검거하기 위해서는 1천700여대의 에쿠스차량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일일이 소환하고 알리바이를 검증해야 했다.
이 때문에 명절을 포함한 휴일은 물론 크리스마스, 여름휴가를 모두 반납하고 용의대상자들과 실제 운전여부, 가족관계등록부, 사건당일의 행적 등을 확인하는데 매달렸다.
그러던중 어머니 명의로 된 차량이 수원지역의 폐쇄회로카메라에 잡힌 것을 계기로 강호순 형제가 수원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두사람 가운데 실제운전 여부를 가린 끝에 강호순이 용의대상자로 지목됐다.
또 12월 19일자로 폐쇄회로에 잡힌 300개가 넘는 현금인출자 가운데 안산시에 소재한 농협에서 현금인출기를 이용해 실종된 군포 여대생의 예금을 인출한 강호순을 찾아내고 당일의 행적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강호순이 “집에 있었다”고 진술한 것과는 달리 귀가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거짓진술로 판명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후 정 경장을 비롯한 수사팀은 강호순의 휴대폰 통화내역을 조회하고 차량과 가택에 대한 수색영장을 발부받는 등 강호순을 집요하게 추궁한 끝에 여죄를 밝히는데 성공했다
경찰생활 5년만에 사건해결의 공적으로 진급이 예정된 정 경장은 “나쁜 사람들로 인해 억울하게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피해자들에 대한 구조제도가 미흡해 아쉽다”며 “앞으로 경찰생활을 하는동안 피해자들을 가족처럼 여기며 이들에게 지팡이 역할을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 경장이 태어난 남면 지곡리에는 현재 부모가 ‘지실숯불갈비’라는 갈비집을 운영하고 있다.
/서봉희 남면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