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풀린 담양군 공직기강…“권한대행 리더쉽 발휘를”
‘度넘은 행정’ 노출 주민행정 역할 충실해야 사업실적 없는 회사와 MOU ‘郡변명 아리송’ 가로수길 개발이익 주민 요구 모르쇠 일관 불법 화장실 건축, 돌담장 철거 ‘엇박자 행정’ 근무시간 탄원 서명 공
이정섭 군수가 지난해 11월 1심에서 공무원 인사 및 관급공사와 관련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 느슨해진 공무원상이 여기저기서 노출되고 있다.
이에따라 군수권한대행은 행정누수를 최소화 시켜 안정적인 군정을 이끌기 위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 공직기강을 바로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담양군은 개선돼야 할 행정이라는 지적에도 검토하기는 커녕 무슨 내용인지조차 제대로 파악하려 하지 않는 등 나사풀린 공무원들의 자화상이 주민들을 씁쓸하게 하고 있다.
실례로 주민이 가로수길 개발이익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요구에 대해 ‘사주(?)’ 운운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행정기관이 허가도 내지 않고 공공시설물을 지어 잡음이 이는 등 아마추어 행정을 보여줬다.
또한 철거된 슬로시티 돌담장의 복원 아닌 복구, 안마업소 드나들다 적발, 근무시간에 탄원서 서명작업 가담 등 해이해진 기강이 도를 넘었다는 인상을 갖게 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난 2008년 4월 중순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고 소환 및 사전영장, 재판과정을 거치면서 군수부재로 인한 예산확보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점.
현재 느슨해진 공직기강에서 빚어진 담양군정의 난맥상을 알아보고, 우리에게 던져진 이러한 과제에 대해 권한대행 체재 하에서 어떻게 해야 슬기롭게 극복되는지 등 해답을 고민해 본다.
# 군수부재와 예산확보
실질적인 행정누수현상이 일어난 것은 지난 2008년 4월 17일 광주지검의 군수실 압수수색 기점부터이다.
이어 이 군수에 대한 6월 23일 소환, 6월 25일 사전영장, 11월 3일 1심판결 유죄 판결, 2009년 5월 29일 항소심 실형 확정 등으로 1년여간 군수권한대행 체제로 군 살림이 꾸려지고 있다.
주민들은 권한대행체제가 길어지면서 군정에 대한 부군수의 역할을 기대하면서도 예산확보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군수가 뇌물혐의로 휘말렸던 2008년 4월부터 현재, 그리고 민선 5기가 들어서는 내년 6월말까지 권한대행이 군정을 이끌게 될 전망이다.
또한 예산확보는 상반기부터 준비해야 하반기에 국고예산을 반영시키는데 원활한 점으로 비춰볼때 2010년 권한대행이 끝나는 이듬해인 2011년까지 무려 4년동안 담양군의 발전동력이 되는 청사진을 쉽게 그릴 수 있는 예산확보가 녹록치 않아 보인다.
국고로 추진되고 대형신규사업 유치실적을 보면 민선 4기들어 복합노인복지단지, 경축순환농업센터, 동원물류단지 등을 꼽을 수 있다.
현재 가시화되고 있는 에코농공단지 조성, 박물관 일대에 조성될 신활력사업, 가로수길 일원 개발계획의 소도읍사업 등 굵직한 관내 대형사업은 연속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
군수부재시에는 아직까지 한 건의 대형 프로젝트도 눈에 띄지 않는다.
# 産團 MOU 비밀체결
담양군이 1천500억원 규모의 산업단지 조성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산단과 관련 MOU체결은 지난해 11월 서광건설측과의 투자약속이 파기된데 이은 두 번째.
군이 지금까지 소규모 기업과 MOU를 체결한 경우 전남도청에까지 가서 언론매체를 통한 대대적인 홍보를 한 것과 달리 담양발전의 전기가 될 엄청난 규모의 기업유치를 해놓고도 비공개로 추진, 대조를 보였다.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접한 지역신문에서 담양군의 기업유치 실적을 주민들에게 알렸는데, 군은 이에 대해 업체와 사인만 했지 언론홍보를 안했기 때문에 MOU체결이 아니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이제 외부에 알려져 산단 조성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등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고 있어 극비리에 추진한 배경에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 2월 13일 군청에서 MOU를 체결한 (사)한국자동차협회는 교통안전교육의 목적을 두고 있으나, 아직까지 회사설립 취지에 맞는 사업추진 실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뭔가 성과물을 가시화하려고 조급하게 업체를 선정할 것이 아니라 조금 늦더라도 어떤 회사가 지역발전의 동력이 될 것인가를 신중하게 생각하는, 공복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져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 개발이익 몫은 지역주민
담양군민이 국도 확포장시 베어질 위기에서 지켜냈고 40년동안 희생들을 감수하면서도 가꾸고 지켜낸 가로수길. 군민에게 가로수길 개발이익이 돌아가야 할 명분이다.
하지만 군은 군민들의 정당한 목소리를 외면한채 투자자들의 이익만을 고려하며 계획을 세웠다.
MOU를 체결한 당시 이 업체는 설립된지 1개월도 안됐으며 자본금도 고작 5천만원에 불과했다.
말썽이 일자 담양군은 전남도에서 물색해준 업체와 MOU체결을 하게 된 것이라고 변명해 과연 사업주체인 담양군은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아연실색케 했다.
심지어 사업부서인 담양군 도시과 관계자는 ‘조금만이라도 군민에게 개발이익이 되도록 계획을 일부 수정해야 한다’는 주민의 거센 목소리에도 아예 눈과 귀를 꽁꽁 닫았다.
이는 공직사회가 주민을 위해 일을 하지 않고 얼마나 현실에만 안일하게 안주하려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이다.
# 가로수길 옆 화장실 건축
군은 소유주인 도로공사로부터 허가도 받지 않고 가로수길 옆 구88고속도로변 유휴부지에 화장실을 신축했다.
하지만 군은 도공 남원지사의 허가를 받은 후 구조물을 설치하라고 내린 도로공사의 권고를 무시하고 화장실 신축공사를 강행하다가 계고조치 및 구조물의 철거명령을 받았다.
누구보다 행정절차를 잘 알고 잘 지켜야 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행정기관이 제역할을 소홀히 한 결과다.
군은 도공측으로부터 3월 19일 수모를 겪은 지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해결점을 못 찾은 채완공된 화장실의 문이 잠겨있다.
# 슬로시티 돌담장 철거
국가등록문화재이면서 슬로시티 삼지천마을을 상징하는 돌담장이 철거됐다.
이는 보존하려는 문화관광과와 달리 건설과에서 이를 허물어 뜨린 것으로 ‘엇박자 행정’에서 비롯된 것.
담양군은 비난여론이 일자 전격적으로 담장복원 작업에 착수했으나 본래의 모습과 판이하게 다른 ‘복원이 아닌 복구’를 했다.
돌담장을 철거토록 방치한 공무원들에 대해 징계방침을 밝힌 군은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
돌담장 철거와 관련 공무원 5명중 단 1명만을 ‘견책’시키는 징계를 하고 나머지 4명의 공무원에게는 문책성 자리이동과 징계에 해당되지 않은 훈계로 마무리했다.
# 고경명 창의기념사업
죽녹원과 죽향문화체험마을 인근에 담양과 연고가 없는 고경명 의병장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명분은 단지 담양이 우리나라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거병지라는 것.
하지만 국사편찬위원회 사료를 종합해보면 우리나라 최초로 거병된 지역은 경남 의령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단지 담양은 고경명이 충남 금산에서 의병활동을 위해 광주에서 담양, 정읍, 논산 일대의 의병들을 모아 진격하던 지역중의 한 곳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또한 광주시 남구 대촌에 고경명 의병장을 기리는 포충사가 존재해 자칫 짝퉁(?)시설이 되기 십상이다.
담양군은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고경명 기념관 추진여부에 대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담양에는 후손들에게 의향의 고장으로서의 자부심을 길러주고 역사교육관을 심어주는데 충분한 창평 출신 고광순 선생 기념관이 있다.
# 선처 탄원서명 한때 잡음
안마업소에서 성매매를 해온 군청 공무원이 적발됐다.
경찰 조사에서 해당 공무원은 광주 북구의 한 안마업소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동안 30여차례에 걸쳐 매주 한번 이상 성매매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공무원들은 지난 3일 근무시간에 동료 공무원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돌리며 서명을 받다가 잡음이 일자 부랴부랴 중단되기도 했다. 이는 공무원들이 주민들을 의식하지 않는 ‘도덕 불감증’을 앓고 있는지를 가늠케 하는 한 사례이다.
# 지각없는 일부 공무원
C면사무소에서는 이 군수의 항소심 선고를 앞둔 지난달 11일 마을이장들에게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에 서명을 받도록 하거나 공무중인 자리에서 서명작업을 하도록 배려했다.
심지어 중간간부 Y씨는 근무시간에 주민과 함께 마을에 직접 서명을 받으러 다니다가 주민들로부터 구설수에 올랐다.
군은 이같은 공무원들의 행태를 바로잡아 공직기강을 세우려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설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