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봉 창의사업 창평면으로 이전하라”
창평문화연구회·주민자치위 주축 서명운동 돌입 고경명 후손 창평고씨 문중 사업부지 무상 희사 뜻
창평면 주민들과 향우들이 죽녹원과 죽향문화체험마을 인근에 조성을 추진중인 제봉 고경명 선생 창의기념사업을 창평면으로 이전하라고 요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창평면 주민들은 최근 담양군 홈페이지와 재경향우회 카페 등에 “제봉 선생의 직계 후손들이 거주하고 있는 창평면으로 추성창의 사업을 이전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알리는 글을 게재하며 창평문화연구회와 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역주민과 향우들의 서명운동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서명운동을 추진하는 주민들은 “담양동초교 강당 자리에 있던 추성관에서 호남회맹군이 집결한 역사적 사실을 기리기 위해 상징물을 설치하는 것은 옳다고 본다”며 사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역사적 사실과는 관계가 없는 죽향문화체험마을과 인접한 곳에 추성관을 짓는다는 발상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사업위치에 대한 부당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또 “제봉 고경명 선생과 함께 금산전투에서 순절한 제봉의 둘째아들 학봉 고인후 선생의 묘소와 사당이 창평 유천리에 있고, 제봉의 12대이자 학봉의 11대 손으로 한말의병을 대표하는 녹천 고광순 선생의 기념관이 학봉의 묘소와 가까운 위치에 조성되고 있다”면서 “한말의병의 대표적인 인물의 기념관조차 제대로 완성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추성창의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죽향문화체험마을 인근에 기념공원을 조성하는 일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고 강조했다.
창평고씨 문중도 추성창의 기념사업을 창평으로 이전해야 한다는데 찬성하며 창의사업에 필요한 부지를 무상으로 희사할 뜻을 내비쳤다.
고씨문중 관계자는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 삼지천 마을, 학봉 고인후 선생의 묘와 사당 및 녹천 기념관이 있는 창평으로 제봉 창의 기념사업 시설이 들어서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사업부지를 창평면으로 이전시켜 제봉-학봉-녹천으로 이어지는 의병정신의 맥을 살리면서 슬로시티와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어야 올바른 행정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민 고모(43·창평면)씨는 “선출직 지자체장일지라도 임기중에 완공하지 못한 대형사업이거나, 말썽의 소지가 있는 대형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서두르지 않는 것이 통례”라면서 “담양군과 의회는 시간이 늦었다는 등 궁색한 변병으로 군민들을 호도하기 보다는 후손에게 물려줄 담양의 청사진을 다시 그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주민 이모(71·대덕면)씨는 “의병발생지는 커녕 집결지라는 근거를 사적자료에서 조차도 찾아볼 수 없는 죽녹원과 죽향문화체험마을의 인근에 고경명 기념사업을 하려는 발상이 너무 유치해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면서 “명분도 없고 예산낭비가 뻔한 사업을 강행하려 하는데 군의원들은 도대체 언제까지 수수방관만 하고 있을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