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식 당선자의 완승 원동력 뭘까

주학술 후보 ‘재출마’ 명분 미약 공감 못얻어 세대교체로 축협의 신선한 개혁 요구 목소리 조합원들사이에 김산수-주학술 대리전 인식

2009-10-13     마스터

신출내기 김명식 후보가 담양축협의 수장자리를 꿰찼다.

반면 권토중래를 꿈꾸며 야심차게 재도전한 주학술 후보는 또 고배를 마셨다.

김산수 전 축협장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한 중도 하차로 지난 12일 실시된 보궐선거는 축협장 선거 사상 초유의 일인데다 짧은 선거일정, 그리고 바쁜 농사철인 추수기여서 투표율이 낮을 것이란 예상을 빗나가게 했다.

이날 오전까지만해도 투표장이 한산했으나 오후 3시를 넘기면서 80%를 훌쩍 넘기더니 최종 마감 결과 조합원 1천780명중 기권 160명을 제외한 1천620명이 투표권을 행사해 91%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양 후보 진영은 이날 시시각각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당락을 가늠해보느라 분주했다.

투표율이 당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일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

선거 당일 오전에 투표율이 저조하자 투표장 인근에 있던 주 후보는 “사실 분위기는 상대후보에 밀리는 형국이지만, 투표율이 저조할수록 인지도에서 앞선 자신이 우세할 것”이라고 한껏 기대했다.

이는 4년간의 축협장을 비롯 수십년동안 축협에서 근무하고, 축협장 선거를 4번째 도전한 주 후보 자신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월등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 김 후보는 축협에 근무한 적 없이 축산경력 35년동안 한농연 읍회장, 축협이사, 전국한우협회 군지부장을 역임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보궐선거인데도 불구하고 투표율이 왜 높았고, 인지도가 낮은 김 후보가 어떻게 축협장 출신의 주 후보에 168표 차이로 완승을 거둘 수 있었을까.

무엇보다 김 당선자는 상대 후보에 비해 출마 명분이 앞섰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전 조합장이 금권선거로 낙마하게 돼 치러진 보궐선거이니만큼 당시 경쟁을 펼쳤던 주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득표율에서 드러났듯이 주 후보가 김산수 전 조합장이 취임한지 5개월만에 치른 선거인데도 조합원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특히 조합원들은 금권선거로 흠집이 생긴 조합을 추스르기 위해 깨끗하고 공명한 선거를 원했고, 무엇보다 세대교체를 통한 개혁의 요구가 강했을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여기에다 김 후보와 주 후보와의 대결이 김산수 전조합장과 주 후보의 대리전 성격을 띤데다, 검찰 불구속 기소로 인한 재선거 우려, 선거결과가 내년 지방선거에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소문 등의 요인들이 조합원들을 투표장으로 발길을 재촉하게 했다는 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렇듯 짧은 선거일정과 인지도 낮은 핸디캡을 극복하고 당선증을 안게 된 김 당선자는 승리의 기쁨과 함께 앞으로 해결해야할 신선한 개혁, 한우협동조합과의 관계개선, 조합원들간의 갈등해소 등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

김 당선자는 지금 축협호의 선장으로서 축협발전의 이끌어 내야하는 시험대에 올라있다.

/김환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