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대립’ 중재 나선 김효석 의원
여야중진 12인 모임…대타협 처리 노력키로
4대강 사업과 관련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김효석 의원이 17일 오전 ‘여야 중진 12인 모임’을 가진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중재작업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7일 아침 7시30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첫 모임에는 ▲한나라당에서 김무성 남경필 이한구 권영세 의원이 ▲민주당에서는 김 의원과 함께 김부겸 원혜영 정장선 김성순 정범구 의원 등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모임을 갖고 “4대강을 살리기 위한 사업은 추진하되 대운하사업으로 의심될 수 있는 부분은 삭감한다. 따라서 보의 개수, 보의 높이, 준설량은 합리적으로 조정한다”는 내용에 합의하고 이를 받아들여 줄 것을 각 당의 지도부에 건의했다.
김 의원은 앞으로도 17일 모임에 참석한 의원들을 물론 여야 의원들을 지속적으로 만나 내년 예산이 물리적 충돌 없이, 대타협을 통해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다음은 김 의원이 12인 모임을 가진 뒤 발표한 글이다.
- 16일 오전, 여야 12인 모임을 마치고…
오늘 아침 정말 의미 있는 모임을 가졌습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까지 소속이 다른 12명 의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나라와 국회를 걱정하고, 국민들의 뜻을 따르는 것이 무엇인지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지도부가 아닌 여야를 초월한 의원들이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현안문제 해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기는 극히 드문 일입니다.
오늘 우리가 모인 이유는 자명합니다.
내년도 예산처리과정을 지켜보는 국민여러분의 걱정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4대강 사업과 관련된 여야의 극한대립 속에서 민생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은 물론 우리 정치가 또 다시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걱정하고 계십니다.
18대 국회에 와서 우리는 이미 국회가 보일 수 있는 가장 부끄러운 모습을 국민여러분께 보여 왔습니다. 누구의 잘못인가를 따지기에 앞서 우리 모두는 죄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회는 또 다시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더이상 국민들의 바람을 외면하는 국회, 국민여러분으로부터 외면당하는 국회가 돼서는 안 됩니다.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합니다. 서로 상대방을 인정하면서,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경청하면서 문제해결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뎌야 합니다.
나처럼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의원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심전심으로 우리 서로 꺼내 얘기를 나누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오늘 아침 모이게 된 것입니다.
여와 야의 입장을 떠나, 국민의 대표라는 신성한 임무만을 생각하며 난국타개를 위한 방안을 정말 솔직하게 논의했습니다.
나부터 깨냈고, 모든 분들이 함께 꺼냈습니다. 이제는 정말 대립의 정치에서 벗어나자는 일념으로 서로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고, 공감대를 이끌어냈습니다.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일부 다른 의견이 개진됐지만 “국민여러분이 이해하고 납득해야 한다”는 말 하나로 물 흐르듯이 이견이 해소됐습니다.
“4대강을 살리기 위한 사업은 추진하되 대운하사업으로 의심될 수 있는 부분은 삭감한다. 따라서 보의 개수, 보의 높이, 준설량은 합리적으로 조정한다”
오늘 모임을 통해 공감하고, 각 당의 지도부들에게 건의키로 한 내용입니다.
정말 짧은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 속에는 한국정치의 현실에 대한 고뇌가 담겨 있습니다.
이같은 건의에 대해 어찌 반론이 없겠습니까. 한나라당으로서도 민주당으로서도 너무 지나친 후퇴라는 애기가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누가 몇 발자국을 물러섰느냐 보다 이 속에 담긴 충정을 먼저 보아주셨으면 합니다.
협상의 책임을 맡고 있는 여야지도부 역시 ‘생산적인 정치, 희망을 주는 정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도부가 갖고 있는 의지를 실현할 수 있는 공간과 여건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오늘 저를 포함한 여야의원 12인의 만남은 여야 지도부, 더 나아가 문제해결의 중심에 서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상생의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은 충정에서 마련된 것입니다.
오늘 모임이 4대강을 둘러 싼 대립을 풀어내고 어려운 난국을 풀어 가는데 작은 물꼬가 되었으면 합니다. 여야 지도부가 오늘의 합의를 가슴을 활짝 열고 받아 주시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또한 국민여러분께서 우리들의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009년 12월 17일
김 효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