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창-성공축제와 관광객 수의 상관관계
추연안 기자
-
‘푸른 속삭임, 대숲 이야기’를 주제로 열린 제12회 대나무축제 지난 5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담양군은 지난 1~5일까지 5일간 무려 91만명이 대나무축제 현장을 다녀간 것으로 집계했다.
날짜별 관광객 수는 개막일인 1일 20만명, 일요일인 2일에 25만명, 평일인 3일과 4일에는 각각 6만과 7만명, 어린이날인 5일에는 33만명 등이다.
군은 또한 관광객 1인당 입장료와 식사비, 특산품 구입비 등의 명목으로 3만5천원 가량 소비했을 것으로 환산, 318억원의 지역경제 유발효과를 거둔 것으로 자체 추산했다.
그렇다면 축제기간에 축제장의 주무대이자 남도 웰빙관광 일번지로 자리매김한 죽녹원을 찾은 관광객은 얼마나 될까.
결과부터 말하자면 군이 발표한 죽녹원 입장객수는 흥미로워진다.
5일간 죽녹원 입장객은 유료 3만5천800명, 무료 3만8천800명 등 모두 7만4천500명으로 6천55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날짜별로는 1일 1만4천457명, 2일 1만5천834명, 3일 3천675명, 4일 4천356명, 5일 3만6천210명이 입장했다.
이처럼 91만명의 관광객 가운데 7만4천여명이 죽녹원을 입장했다면 12~13명의 관광객중 1명꼴로 죽녹원을 찾은 셈이 된다.
평소에도 축제기간을 방불케 할만큼 죽녹원에 찾아온 관광버스로 읍시가지가 교통체증이 빚어질 정도인데 12명중 11명이 죽녹원 구경한번 않고 축제장을 떠났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그렇다면 관광객들의 대부분이 남도 월빙관광 일번지로 각광받고 있는 죽녹원 구경 한 번 하지 않고 축제장을 떠났을까?
죽녹원 입장객 수를 놓고 미루어 봤을때 관광객 수가 얼마나 믿을 만한 수치인지 곱씹어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된다.
차량 1대당 5명을 곱하던 계산방식을 적용하거나, 수긍할만한 근거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방문객 숫자를 추정하다보면 자칫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축제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 역시 주민들의 체감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듯하다.
군은 수백억원대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올렸다고 발표했으나 정작 지역민들이 느끼는 체감지수는 낮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축제기간 축제장 인근 식당과 주유소는 매출이 증가한 반면 읍 시가지 상인들은 축제 특수는 남의 일이라는 반응을 보여 전체적인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미흡했다고 판단된다.
올해 천안함 침몰, 구제역 파동, 광주전남 건설사 부도 등의 여파로 타 지역의 축제 관광객수가 급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남도내에서 담양 대나무축제와 함께 가장 성공적인 축제로 평가받고 있는 함평나비축제는 지난 9일까지 17일간 축제가 열려 총 30만명이 입장한 것으로 발표됐다. 함평군은 또 지난해 17일간 53만명, 45일간 엑스포로 치러진 2008년에는 126만명으로 집계했었다.
강진군도 9일간 열린 청자축제의 관람객 수를 매년 200만명으로 발표했으나 2006부터 행사장 입구에 계수측정기로 관람객 수를 실사한 이후 2006, 07년 40만명에 이어 08년 68만명, 지난해에는 74만명으로 집계 발표했다. 관람객 수를 실사해 거품이 빠진 이후에도 청자축제는 9년연속 최우수축제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가 어려을 때 자주 먹던 뻥튀기는 곡식을 기계에 넣고 밀폐된 공간에서 가열을 하다보면 수십배로 부풀려져 커 보이지만 먹고나면 금방 허기진다.
행정이 ‘뻥튀기(?) 숫자’라는 인상을 주면 그만큼 신뢰도가 떨어져 행정불신을 초래할 우려를 자초하게 된다.
앞으로 대나무축제가 허수로 관광객 수나 경제파급효과를 집착하기 보다는 입장객 수를 근거로 진단하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대표축제로 거듭나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