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청은 찜질방(?)
정부, 획일적인 실내온도 28도 유지 지침 지속되는 무더위 민원인·직원 고통 호소 민원과·공공도서관은 26도 ‘그나마 다행’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 왔지만 ‘에너지 절약’을 위해 공공기관의 실내온도를 28도로 유지하라는 정부의 지침 때문에 민원인들과 내부 근무자들이 고통받고 있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지만 ‘28도 유지’라는 지침 때문에 에어컨가동을 극도로 제한함으로써 공공기관을 찾는 민원인들의 불만과 내부 근무자들이 더위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
지식경제부는 지난 6월 공공기관 에너지 10% 절약을 위해 실내온도 기준을 27도에서 28도로 상향변경하고 연간 냉방일수도 60일에서 42일로 대폭 줄였다.
특히 장마가 지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훌쩍 넘기고 있지만 정부지침은 ▲낮 최고기온의 급격한 상승이나 ▲폭염주의보 발효 등 특수한 상황에 대비한 예외조항을 두지 않고 획일적으로 28도를 유지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하지만 북적이는 민원인들과 찌는듯한 실내온도는 인내력과 집중력을 감소시켜 사소한 일에도 사람을 짜증나게 하고 업무효율을 떨어뜨림으로써 주민에게 만족을 주는 행정서비스를 실현하는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사무실마다 수십대가 설치된 컴퓨터를 비롯 프린터, 복사기 등 사무자동화 기기들이 내뿜는 열기에 수 십 수 백명의 민원인들이 내뿜는 체온마저 더해져 민원인의 왕래가 잦은 부서의 실제 실내온도는 30도를 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 때문에 사무실별로 여러대의 선풍기를 가동하고는 있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과열된 선풍기가 일으키는 뜨거운 바람을 일으켜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
학생들과 고시준비생, 주민들이 이용하는 담양공공도서관도 사정은 마찬가지.
여름방학을 맞아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기 위해 무더운(?) 도서관을 찾은 학생들과 가정주부 및 고시준비생 등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임모(38. 월산 광암리)씨는 “공부를 하기 위해 도서관에 왔다가 너무 더워서 결국 나와버렸다”며 “솔직히 땀을 뻘뻘 흘리면서까지 책을 보기는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주민 김모(56. 읍 객사리)씨도 “볼일이 있어 민원과를 찾았는데 사무실이 찜통같아 일을 보기가 불편했다”며 “솔직히 일이 제대로 처리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고 말했다.
공무원 A씨는 “민원인들이 많은 찾는 곳은 좀 나은 편이지만 일반 사무실의 경우 요즘같아서는 더위 때문에 숨이 막혀 일을 못할 지경”이라며 “에너지절약도 좋지만 정상적인 업무처리가 이뤄질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은 조성해 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정부는 민원부서나 공공도서관 등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는 공간들은 해당 기관장의 자체적인 판단으로 26도까지 온도를 낮출 수 있도록 변경된 지침을 하달했다.
/추연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