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전문학교’ 꿈꾸는 창평초
‘영학숙 아카데미’로 키워간다 학부모 노력 설립 2년째…학생들 실력 쑥쑥

영학숙 아카데미에서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 창평초 학생들이 ‘영어로 떠나는 체험학습’을 다녀왔다.
‘영어전문학교’를 만들자는 취지로 학부형들이 앞장서 설립한 (사)창평초등학교 영학숙 아카데미(이사장 허종진)가 성과를 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창평초 영학숙 아카데미에 따르면 영학숙에서 꾸준히 영어공부를 해온 박영서(6)·박태환(5)·주재형(4) 학생이 3급, 고은녕(4) 학생이 5급, 김민선(5)·정보균(4) 학생이 6급 등 6명의 창평초교 재학생들이 지난 3월 초순에 실시된 JET 영어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JET 시험은 지난 1961년에 설립된 영어 교육 및 출판전문회사인 YBM Si-sa(시사영어사)가 20여년 이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학생들의 영어능력 평가를 위해 개발한 등급제 시험이다.
출제 유형은 초등영어 교과과정을 빠짐없이 평가해 학업성취도를 측정해 주며 학교생활, 캠핑, 생일파티 등 아이들이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문제로 누구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창평초교 학생들의 영어실력이 날로 향상되고 있는 것은 영학숙 아카데미의 역할이 크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영학숙 아카데미는 창평초교 졸업생, 학부모, 학교를 사랑하는 지역민 등 창평초교 서포터들이 학교발전을 위한 대토론회와 발전추진위원회 등 논의를 거쳐 지난 2009년 9월 설립됐다.
영학숙의 태동은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창평초교가 도시권 학교에 비해 영어교육을 비롯한 외국어 교육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여긴 이들 서포터들의 판단에서 비롯됐다.
이들은 인근의 학교들과 비교해도 특별히 내세울만한 장점이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영학숙 아카데미를 설립하기로 중지를 모았다.
영학숙 아카데미라고 명명된 배경에는 지금으로부터 100여년전 창평초교 설립자인 춘강 고정주 선생의 유지를 받드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춘강 선생은 치욕스런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규장각 직각 벼슬을 버리고 낙향해 후학양성에 힘썼고, 특히 외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해 학숙의 이름을 영어의 첫 자인 영(英)자를 딴 영학숙이라고 지었다.
이처럼 뜻깊은 의미를 되새겨 결성된 창평초교 영학숙 아카데미는 영어전문교사 채용과 함께 ‘부모가 영어에 관심이 있어야 아이들도 영어를 열심히 한다’는 원칙에 따라 학부모들의 영어회화클럽(E-club)을 결성, 지원하고 있다.
또 전남도립대 이준탁 교수와 함께 하는 ▲영어로 떠나는 답사여행(2009년 10월) ▲영어로 떠나는 졸업여행 ▲졸업생을 대상으로 하는 에프터스쿨 회화클럽 ▲창평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슬로시티 통역 회화클럽 ▲캐스턴 영어교실에 참여하거나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함께 창평초교 학생이면 누구나 생활영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원어민과 전문영어강사를 초빙, 재량활동 시간과 방과후학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창평초교를 남4개면을 포함한 지역사회 영어교육 거점 센터학교로 육성하고 아시아최초 슬로시티인 창평의 지역적 이점을 활용해 통역과 연구학교 운영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한다는 야심찬 계획도 갖고 있다.
이같이 지역민들이 열성적으로 설립·운영되고 있는 영학숙에서 창평초교 재학생들은 매일 1시간 이상씩 영어로 말하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3∼6학년들은 정규교육과정 이외에 방과후학교나 각종 체험활동을 통해 타 학교보다 10∼14시간 더 많게 영어공부를 하고, 학내 영어동화대회와 영어연극대회에 참가하는 등 영어를 생활화 하고 있다.
허종진 이사장은 “100년 전에 외국어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영어교육을 실시했던 춘강 선생의 뜻을 이어 받아 창평초교를 지역의 영어전문학교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창평초교 졸업생이면 누구나 영어회화를 자유스럽게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학교동문과 향우,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만금 창평초 교장은 “1905년 영학숙을 세우고 ‘만약 옛 것에 집착해 시대의 변화를 알지 못하면 구차한 선비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춘강 고정주 선생의 교육사상과 가정실태 조사를 통해 파악한 학부형들의 요청을 적극 수용해 △춘강 7남매 결연 △나만의 멘토 발표 △영학숙 명예인장제를 학교 특색교육으로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