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관광은 자선사업이 아니다-메타세쿼아아 가로수길 유료화와 관련하여

2011-06-09     마스터

박철홍 전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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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면서 세계 곳곳과 우리나라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관광 사업에도 일정 사이클이 있음을 느낀다. 관광 사이클 단적인 예로 20~30년전 수학여행지와 요즘 자녀들의 수학 여행지를 비교해보면 답이 나온다. 요즘처럼 체험형 관광이 인기를 끌다보니 평범한 지역이 갑자기 관광지로 변화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담양지역도 그러한 예이다. 10년 전만 해도 담양에 지금처럼 관광객이 몰려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소박하지만 아주 평안하고 아늑한 자연 풍경과 소소하지만 알찬 역사 유적지를 지니고 있는 담양군에 연 3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이런 담양관광 한 가운데 죽녹원이 있다. 물론 담양에는 죽녹원 말고도 볼거리가 많지만 죽녹원 덕택에 담양의 또 다른 볼거리에게도 상승작용을 했고 담양관광 사이클 상승선 시작점에 서있는 것이다. 담양 관광 사이클을 계속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담양군은 담양군을 찾는 고객의 성향보다 더 빠르게 계속 진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현 상황에 안주하여 변화하지 못한다면 담양 죽녹원 대박도 금방 시들해지고 말 것이다.

사실, 죽녹원을 만들때, 그리고 유료화를 결정할 때 지역 내에서는 상당히 말들이 많았고 반대도 아주 심했다. 그렇지만 유료화를 해도 죽녹원이 관광 대박을 계속 터뜨리자 반대자 모두 입을 다물었다.

최근 담양군이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유명 관광지인 가로수길을 유료화 한다고 하자 또다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에는 담양군 지역 뿐만아니라 전국적이다. 그만큼 담양군이 전국적인 관광지로 알려져 있다는 증거이기도 해 담양군민 입장에서는 꼭 나쁘지만은 않다. 담양군은 생태계 보호와 시설물 관리 차원에서 유료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일부에서는 고유가 시대에 어렵게 관광지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금전적인 부담을 줘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두 주장 다 일리는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관광은 자선 사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 자치단체가 관광사업에 목메고 있는 것은 관광사업이 지역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자치단체로서는 지역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어떻게 해서든지 돈을 많이 쓰고 가길 바란다. 그리고 다시 찾아와주길 원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관광객이 지갑을 다 털고 가게 하더라도 행복한 웃음을 짓게 만들어야 한다. 관광객들의 성향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관광지에 대한 세심한 업그레이드, 관광지 주변 업소와 주민들의 의식변화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이러한 일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점에서 가로수길 유료화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지만 불법 노점상 행위와 쓰레기가 넘쳐나고, 메타세쿼이아 나무뿌리가 곳곳에서 드러나는 등 관리가 필요하다는 담양군민의 의견이 많아 입장료 징수 결정을 하게 됐고, 또 장기적 차원에서 관람료를 받아 체계적 관리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담양군의 의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담양군은 가로수 길을 입장료를 내고 들린 관광객들이 입장료가 아깝지 않다는 느낌을 받도록 해주어야 한다. 해외여행을 다니다 보면 거의 모든 관광지에 상당한 입장료가 붙어있다. 이런 것 좀 보여주는데 이렇게 많은 입장료을 받다니 하는 생각을 많이 가졌었다. 그리고 다시는 가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다. 담양군은 그런 생각은 안 들도록 해야 한다.

관광이 자선사업이 아닌 만큼 수익을 내야하는 이윤 사업임이 분명하다. 이윤을 많이 내고 그 이윤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수요자를 만족시켜줘야 한다. 유료화를 하든 안하든 그것은 담양군의 몫이다. 다른 지역사람이 왈가왈부 할 일이 아니다. 단 그 후 처리를 어떻게 하냐에 따른 담양군의 손해와 이익도 오로지 담양군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