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 받는 죽녹원서 얼음물 장사 “왜 눈감아 주나”
관광객들 “지나친 상업성” 눈총 의향정 주변 자판기…음용수대 설치 바람직

담양의 대표적 관광지인 죽녹원에 음수대 등 편의시설은 갖춰지지 않은 채 주변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자동판매기를 설치하고, 심지어 입장료를 받는 관광지 내에서 업자에게 얼음물을 팔게 하는 등 ‘지나친 상업성’으로 치달아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관광객들에 따르면 죽녹원 안에는 나무벤치 몇 개와 정자 몇 군데만 있을 뿐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음수대는 없고, 대신 깊숙한 성인산 정상부근 2곳에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자판기가 각각 2대씩 설치돼 있다.
뿐만 아니라 날씨가 쾌청한 주말이면 죽녹원에서 죽향문화체험마을로 넘어가는 정상부근에 있는 의향정이라는 정자에서 업자가 버젓이 관광객들을 상대로 500㎖ 얼음물을 1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를 본 관광객들은 “죽녹원 출입구에 자판기를 설치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입장료를 받는 관광지 내에서까지 자판기를 놓은 것도 모자라 얼음물까지 팔게 하는 것은 상업성이 지나치다”고 입을 모았다.
그들은 또 “입장료를 받는 전국 대부분의 관광지들이 입구에 자판기를 설치하고, 내부 곳곳에 입장객의 편의를 위한 화장실이나 음수대를 마련해 놓은 것과는 너무도 다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얼음물을 파는 사람은 사실상 담양군의 묵인하에 상행위를 하고 있는데다, 가격도 1병에 무려 1천원이나 받으며 폭리를 취하는 등 죽녹원의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주민 A씨(56·읍 천변리)는 “담양군이 진정으로 관광객들의 편의를 배려한다면 성인산 정상부근에 음수대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관광지 내에 자판기를 설치한 것을 곱씹어 생각해봐도 의향정 인근에서의 상행위에 대해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27만여㎡에 이르는 죽녹원에 음용수를 판매하는 시설이 없어 불편하다는 관광객들의 요구에 따라 지난해 8월 업자와 계약을 맺어 자판기를 설치하고 3년 동안 판매하게 한 것”이라며 “자판기 수익금은 1캔당 100원씩 입금돼 향교리 주민들과 관내 사회적인 약자들을 위해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담양군은 지난해 8월부터 2013년 8월까지 3년동안 죽녹원 관광객들의 편의를 제공한다는 명분 아래 업자와 공개입찰이 아닌 비공개로 자판기 설치에 관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자판기는 죽녹원 매표소, 전망대, 성인산 정상 부근의 체육시설이 설치된 쉼터와 의향정, 죽향문화체험마을의 우송당 등 5곳에 각각 2대씩 모두 10대가 설치돼 있다.
/김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