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의 보고’ 영글어가는 파프리카
봉산면 경목영농법인, 4천평 온실 수경재배 5㎏ 1상자 4만3천원 출하 ‘부농의 꿈’ 쑥쑥 피부노화억제 효능 웰빙건강 보조식품 각광


넓고 쾌적한 온실에 빨강, 주황, 노랑, 초록의 예쁜 파프리카들이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봉산면 대추리 곡정마을의 경목영농조합법인(대표 국형환, 총무 김용권)은 관내에서 처음으로 파프리카 재배를 시도하는 농업인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지열난방을 이용한 4천평의 온실에서 대규모로 파프리카를 재배하며 ‘부농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이 온실에는 어른 주먹만한 크기의 파프리카가 형형색색으로 탐스럽게 익어가며 수확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주 서울 가락시장에 5㎏ 1상자 당 4만3천원에 출하됐다.
파프리카는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지로 다른 채소에 비해 각종 비타민이 풍부해 공해에 찌든 현대인에게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피부노화를 억제시키는 효능이 있는 채소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암을 예방하고 억제하는 효능을 지닌 베타카로틴이 다량 함유돼 있을 뿐만 아니라 주스나 녹즙, 생식 등 영양소 파괴가 없이 먹을 수 있는 웰빙 건강 보조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파프리카가 국내에 도입된 3~4년 전만 하더라도 내수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판로를 일본수출에만 의지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국내 1인당 소비량이 일본의 0.8㎏보다 높은 1.1㎏으로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등 내수의 판로가 확보됐다.
또한 인근 화순을 비롯 광양, 영광, 김제, 인제, 남원, 부여 등지에서 고소득작목인 파프리카를 재배하고 있는 등 재배면적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반면 씨앗 1알에 530원이나 되는데다가 고온에서 수경재배를 하기 위해서는 초기 투자비는 물론 유지비용도 만만치 않아 담양에서는 경목영농법인이 유일하다.
2009년 4월 온실공사를 시작해 같은해 11월에 완성된 이곳은 신재생에너지인 지열냉난방을 사용하고 있어 지하수를 고갈시키거나 오염시키지 않는다.

200m 깊이로 뜷린 80개의 파이프들이 서로 연결돼 15~18℃의 지하수를 순환시키며 온실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준다. 환기와 온도조절은 물론 파프리카에 최적의 영양을 공급해 주는 일련의 시스템이 컴퓨터에 의해 제어된다.
우리나라의 파프리카는 인제군 등 강원도 고랭지에서는 1월에 파종하고 기타 내륙지역에서는 8월에 파종해 3개월 뒤부터 수확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경목영농조합법인은 지난해 3월에 파종해 금년 4월까지 수확을 했지만 경험부족으로 생산량이 130톤에 그쳐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다행히 시장가격이 높게 형성된 덕에 낭패는 면했지만 뼈아픈 첫 농사 실패를 통해 파프리카 농사에 대한 많은 노하우를 체득했다.
올해에는 지열냉난방의 장점을 살려 내륙과 고랭지의 중간시점인 5월에 파프리카 씨앗을 심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는 4월부터 수확하면 최상 품질의 수확이 끝난 고랭지 파프리카에 대한 가격경쟁력이 확보될 뿐만 아니라 수확되려면 100여일을 기다려야 하는 내륙의 파프리카와도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과일작황이 좋지 않은 것도 경목영농조합법인에는 되레 호재가 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물량도 적고 가격도 비싼 과일대신 추석선물로 파프리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김용권 총무는 “파프리카의 손익분기점은 1㎏에 3천원 정도인데 현재 7천원 선에 형성되고 있고, 또 추석 무렵이면 1만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는 파프리카가 잘 자라 250톤을 수확해 8억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