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뀐 졸업식 풍속도

2012-02-20     마스터

복찢고 밀가루 세례 뒤풀이 사라져
경찰 출현…비교적 차분하게 치러져


지난 14일 담양공고를 마지막으로 관내 중고등학교가 모두 차분한 분위기 속에 졸업식을 마쳤다.
일선 학교에서의 금년 졸업식은 졸업생들간에 서로 교복을 찢거나 머리와 옷에 계란과 밀가루를 뿌리고, 더 나아가 졸업식이 끝난 뒤 읍시가지에 뛰쳐나와 폭력을 방불케 하는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던 것과는 사뭇 다르게 조용한 풍경이 연출됐다.
이처럼 예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풍경이 사라지고 새로운 졸업분위기가 정착하게 된 것은 졸업식이 악화일로에 있는 학원폭력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확산된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졸업생의 탈선에 대한 계도활동으로 졸업식 문화를 바꾸는데 힘쓰는가 하면, 학부형들도 사회분위기를 예의주시하며 자녀들에게 졸업식 뒤풀이를 자제시켰다.
또한 담양경찰은 마음놓고학교가기추진협의회, 자율방범대와 함께 강압적 졸업식 뒤풀이 예방활동 및 학교폭력 근절 캠페인을 실시하기도 했다.
캠페인 참여자들은 학교폭력 예방 관련 전단지를 배부하고 학생들에게 졸업식을 마치고 강압적인 뒤풀이를 하지 않도록 당부했으며, 저녁 무렵 청소년들의 탈선방지를 위해 사복 순찰활동을 강화했다.
경찰은 또 졸업식이 열리는 학교마다 순찰차를 교내와 학교주변에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학생들 스스로도 이같은 사회분위기를 의식한 듯 가족이나 친지들과 함께 조용히 식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담양공고 운영위원장인 김갑중씨는 “졸업은 과거와의 단절이 아닌 새로운 출발”이라며 “차제에 교복 찢기나 밀가루·계란투척, 뒤풀이 폭력이 없어지고 교복 물려주기, 졸업생 작품전시, UCC 졸업식 동영상, 각종 문화공연 등 모두가 참여해 즐기며 졸업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새로운 전통이 세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주 기자

-----------------------


“딱딱한 졸업식은 물렀거라”…축제성 이색 졸업문화 확산

담양공고, 내외빈 축사 생략…공연 한마당


지루하게 계속되는 내외빈들의 축사, 언제 끝날지 모르는 각종 수상, 공감을 얻지 못하는 송·답사에 고개 숙이고 옆사람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학생들…

매년 연례적으로 되풀이 되는 대부분 학교의 졸업식장 풍경이다.
이런 정형화되고 고답적인 졸업식과는 달리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모두 참여해 즐기는 문화축제형 졸업식이 담양공고에서 진행돼 화제를 낳고 있다.


담양공고(교장 장시준)는 지난 14일 청죽관에서 졸업생과 재학생, 학부모와 교사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59회 졸업생 132명을 배출하는 ‘이색’ 졸업식을 가졌다.
오전 10시에 시작돼 1시간 만에 끝난 졸업식은 다른 졸업식과는 달리 졸업장 및 상장수여 에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줄인 것은 물론 각급 내외빈의 축사와 졸업생과 재학생 대표들의 송·답사를 아예 생략했다.

또 보컬그룹의 신나는 노래공연과 사물놀이패의 전통가락 공연, 브라스밴드의 힘찬 화음이 중간중간 이어지며 행사장 분위기를 한껏 흥겹게 했다.
뿐만 아니라 졸업생들의 3년간의 발자취를 영상으로 담아 상영해 추억들을 회상하게 한 것은 물론 행사장 한 쪽에 학생들의 작품들을 전시해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 마디로 담양공고의 졸업식은 과거의 지루하고 침울한 분위기를 완전히 벗어나 졸업생들이 3년동안 몸담았던 학교에서 즐겁게 나갈 수 있도록 배려한 문화·축제형 한마당이었다.
이처럼 담양공고가 획기적인 졸업식을 갖게 된 것은 지난해 9월 부임한 장시준 교장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장 교장은 담양공고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해 교감을 거쳐 교장으로 부임한 이력을 소유하고 있다.


장 교장은 과거 공부 잘하는 학생만을 대우하던 풍토보다는 이제 공부는 물론 운동, 예술, 사회성 등 다양성을 중시해야 하며 각종 학교행사도 ‘교사중심이 아닌 학생이 중심’이 되는 행사로 바꿔야 한다는 철학을 지니고 있다.


또 지역과 동떨어진 고립된 학교가 아닌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학교가 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졸업생 개개인의 특성과 다양성을 살리고 재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졸업식을 만들고자 노력을 기울였다.


장시준 교장은 “졸업생들이 실습과정, 체육활동, 공부, 교내 행사 등 3년간의 발자취를 되돌아 볼 수 있도록 영상물을 제작하는데 각별히 신경을 썼다”며 “앞으로 불필요한 부분은 더욱 줄이고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요소들을 보강해 단순한 졸업식이 아닌 문화·축제의 한마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주 기자

---------------------



금성초교, 학교생활 영상속에 오롯이 담아

지난 15일 열린 금성초교 제87회 졸업식은 전교생과 내외빈, 학부모님들이 참석한 가운데 6년간의 학업을 마치고 상급학교로 새로운 도약을 하는 소중한 순간을 축제처럼 즐기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졸업한 11명의 졸업생들은 이른 아침부터 방과후까지 많은 시간을 보냈던 도서관에서 행사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책속에서 길을 찾으라는 교훈이 담긴 도서관 졸업식은 감사와 격려의 마음을 더해 특별한 자리,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특히 선생님들이 준비한 영상자료는 졸업생 뿐 아니라 참석자 모두가 놀랄 만큼 방대한 양과 섬세함이 깃들여져 이벤트 중에 으뜸이었다.
6년 동안 학교생활에서 있었던 주요 장면들, 학생 하나하나 특징을 살린 활동 모습들, 학교 행사와 학생들의 생활상들이 생생하게 재현돼 추억에 젖어들게 했다.
학교에서는 이날의 영상을 CD로 제작해 졸업장과 함께 학생들에게 나눠주어 평생 간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재학생과 졸업생이 합동으로 준비한 특별한 졸업 퍼포먼스는 또하나의 추억거리로 손꼽혔다.
기존의 엄숙하기만 했던 졸업 풍토에서 벗어나 플루트를 비롯한 기악공연과 노래공연으로 졸업을 축하하는 등 즐겁고 유쾌한 졸업문화를 만들었다.
금성초교는 학업성과에 대해 졸업생 개개인에게 아낌없는 칭찬과 더불어 성적우수, 일호 장학금, 동문회 장학금, 청담건설 장학금, 학교장 장학금 등 풍성한 시상으로 학생들을 격려했다. 졸업생 전원이 6년 개근 또는 정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영재 교장은 “전체 졸업생들에게 꿈을 발표하는 시간을 주고 추억에 남는 졸업식을 제공기 위해 이벤트를 기획하게 됐다”면서 “큰 꿈과 도전정신을 갖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철원 금성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