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곡성·구례 끝내 사라졌다

국회, 담양을 함평·영광·장성 선거구에 편입 결정 국창근 정계은퇴…이개호 변경된 선거구에 출마

2012-02-29     마스터

끝내 담양·곡성·구례 선거구가 사라졌다.

정개특위의 선거구폐지에 반발하는 지역여론에도 불구하고 담양·곡성·구례선거구가 통·폐합 대상으로 결정되자 예비후보로 나선 출마자들과 지지자들이 허탈해 하고 있다.

또 선거구 존치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으로 상경투쟁을 지속해온 지역민들은 원칙없는 결정을 내린 민주통합당 지도부에 원성을 퍼붓고 있다.

▲담양군의회와 주민 등 100여명은 선거구획정 마지막 시한인 지난 27일 상경,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농촌선거구 통폐합 반대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이날 국회가 담곡구 선거구 통폐합 을 결정해 끝내 선거구 사수는 무위로 끝났다.

국회는 지난 27일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원 정원수를 299석에서 300석으로 늘리고, 담양·곡성·구례 선거구를 인접 선거구에 통폐합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경기 파주시와 강원 원주시를 갑과 을로 나누고 세종시에 선거구를 신설해 3개의 지역구를 늘리고 영호남에서 각각 남해·하동과 담양·곡성·구례 2개의 선거구를 폐지했다.

이로써 담양은 함평·영광·장성에, 곡성은 순천, 구례는 광양지역구에 각각 편입된다.
이에따라 표밭을 누벼온 예비후보들이 망연자실해 하며 탈당 및 정계은퇴, 불출마선언 등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국창근 전 국회의원은 “최근 국민정서와는 동떨어진 선거구 획정문제와 당의 공천과정을 지켜보면서 더 이상 정치를 계속 할 의미를 찾을 수가 없었다”며 “지역민에게 보답도 하지 못한 채 참담한 심정으로 금번 국회의원선거 불출마와 동시에 정계은퇴를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고현석 예비후보측도 “선거구를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며 “담양·곡성·구례를 장수문화산업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공약에 초점을 맞추고 활동해 왔는데 타선거구로 출마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불출마의 뜻을 내비쳤다.

선거구 사수를 위해 단식투쟁을 벌였던 김재두 예비후보도 “정치적인 폭력에 선거구를 지키지 못해 안타깝다”며 “어디서 무엇을 하건 농촌에 대한 수구초심을 다짐한다”고 불출마 의사를 피력했다.

이개호 예비후보는 “지역구 강탈이나 다름없는 강자의 횡포에 울분과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으며 선거구획정에 있어 반칙과 특권으로 약자인 농어촌을 짓밟은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비판한 뒤 “농도 전남을 대변한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마음만은 변함이 없다”며 변경된 선거구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역민들도 원칙없는 선거구 분할에 대해 “인구수가 적다는 이유로 농촌선거구를 없앤다면 어려운 농촌은 누가 대변해줄 것이냐”며 “그렇지 않아도 지역의 예산확보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 담양·곡성·구례를 분리하고 다른 곳에 편입시키는 것은 지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라고 비난했다.

반면 함평·영광·장성 지역에 편입되는 담양을 잡기 위한 이낙연-이석형 예비후보측은 담양의 표심 성향을 가늠하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캐스팅보트 지역으로 급부상한 담양의 표심을 잡기 위해 문중과 지인을 통한 지지세 확보에 나서는 등 표밭을 공략할 타이밍을 재고 있다.

예비후보 관계자는 “솔직히 선거구가 없어진 담양군민들께 지지를 호소해야 하는 것이 곤혹스럽지만 담양지역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다”며 “더 좋은 공약과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담양군민들께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김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