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립대, 학사관리 ‘엉망’
수업 시간수 채우지 못한 학생에 학점 부여 감사원, 성적취소·정원감축 등 요구
전남도립대학교가 수업 시간수가 부족한 학생들에게 학점을 주거나 정상적인 수업출석이 불가능한 수도권 등지의 직장인을 신입생으로 선발하는 등 학사부정으로 감사원에게 주의를 받았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7일부터 11월 11일까지 전남도립대학교를 대상으로 업무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 부당하게 부여한 성적취소 등 시정을 지난 21일 요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전남도립대는 직장에 다니는 303명 가운데 209명이 수업에 출석하지 않거나, 수업시간 수의 4분의 1 이상을 결석했는데도 성적을 부여하는 등 모든 교과목을 정상적으로 수료한 것으로 학사관리를 부당하게 처리했다.
실제로 A과는 120명의 재학생 가운데 직장에 재직하거나 수도권에 거주해 수업에 출석하기 어려운 69명 중 35명을 ‘원거리 학생’으로 분류했다.
이들에게는 시험일을 포함 3일만 출석하게 하는 등 수업시간 수의 4분의 1 이상을 결석했는데도 9과목(23학점)에 대해 평균평점 3.57을 부여하는 등 69명 전원에게 부당하게 성적을 주었다.
B과는 40명의 신입생을 모집하면서 ‘모집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수업출석이 어려운 수도권 등지의 직장인 10명을 선발하고, 이들을 포함한 17명이 수업에 출석하지 않았는데도 9과목(22학점)에 평점 2.91을 부여했다.
C과도 70명 정원 중 수업출석이 어려운 어린이 보육시설 재직자 11명을 신입생으로 모집하고 이들을 포함한 38명이 교과목 실제 수업시간 수의 4분의 1 이상을 결석했는데도 1학기 모든 과목을 수료한 것으로 처리했다.
이 밖에도 D과는 정상적인 수업출석이 불가능한 직장인을 위해 야간반과 주말반을 운영하면서 수업시간의 4분의 1에 미달한 11명에게 높은 학점을 부여했다.
D과는 직장인 11명이 야간반(화, 18시~21시)과 주말반(매월 2·4주차 토, 10시~12시, 13~16시)의 모든 수업에 출석해도 수업시간이 82시간에 불과해 총 수업시간인 360시간의 5분의 1정도에 불과한데도 이들이 수강한 11과목(23학점)에 대해 평점 3.87을 주었다.
감사원은 전남도립대 총장에게 ▲부당하게 부여한 성적 취소 ▲신입생 정원 감축 ▲유사학과 통합 등 구조조정계획을 수립해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감사원은 또 앞으로 수업에 출석하지 않는 학생에게 부당하게 성적을 부여하지 않도록 학사관리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통보했다.
한편 이번 감사에서는 인사·조직운영 측면에서 교수(직원) 채용, 승진, 복무, 조직 및 인력운영 등을, 학사관리 측면에서는 학생 특별전형, 편입학, 출결사항, 시험관리 및 임용후보자 선발 등을, 재정운영 측면에서는 연구비 관리, 용역계약 및 공사 등이 점검됐다.
/김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