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지고 찢어지고 관내 시설하우스 ‘초토화’
전파 104동, 반파 33동, 비닐파손 339동 딸기·토마토·수박 냉해…필름부족 애간장

지난 3일 불어 닥친 돌풍으로 관내 비닐하우스 476동과 14동의 건물이 훼손되는 등 8억여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순간 최대풍속 25.8㎧의 북서풍으로 인해 관내 시설하우스 104동이 전부 파손된 것을 비롯 반파 33동, 비닐파열 339동 등 8억여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지만 앞으로 수확을 못하게 될 손해를 합하면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현재 담양군의 잠정집계에 따르면 와우딸기의 주산지인 봉산면 시설하우스단지가 전파 74동(71.0%), 반파 10동, 비닐파열 53동 등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또 수북면(전파 6동, 반파 13동, 비닐파열 119동)과 대전면(전파 15동, 반파 3동, 비닐파열 91동)을 비롯 고서면(전파 4동, 반파 1동, 비닐파열 23동), 담양읍(전파 2동), 창평면(전파 1동, 비닐파열 13동), 남면(반파 6동, 비닐파열 28동) 등이 돌풍으로 생채기를 얻었다.
뿐만 아니라 담양읍에 소재한 골프연습장의 그물이 찢어진 것을 비롯 수북면에서는 컨테이너가 쓰러지고 축사의 담장과 지붕이 파손되는 등 모두 14동의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
돌풍의 생채기는 깊었다.
이른 봄 불어닥친 강한 바람은 딸기와 토마토, 수박을 생산해내는 은빛 하우스들의 비닐을 찢어내고 강철 파이프들을 엿가락처럼 휘어지고 찌그러지게 만들어 버렸다.
따뜻한 하우스 속에서 탐스럽게 익어가던 딸기와 토마토는 물론, 한창 몸집을 키우고 있던 수박들이 영문을 모를 추위로 품질이 상하고 잎이 시드는 등 냉해를 입었다.
한 번 따면 끝인 수박과는 달리 토마토와 딸기는 끝물이 될 때까지 2화방에 3화방, 4화방…식으로 계속해서 수확할 수 있는데 냉해 때문에 열매에는 곰팡이가 끼고, 알도 작아지고, 꽃도 안피게 돼 추가수확을 포기해야 할 판이다.
목돈을 만질 기대에 부풀어 있던 농민들은 할 말을 잊은 듯 굳은 표정으로 망가진 하우스를 바라볼 뿐이다.
마음을 다잡고 복구에 나서보지만 본격적인 영농기에 접어들면서 전남지역의 비닐(필름) 물량이 바닥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피해농가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30년간 딸기를 재배했다는 정모(64·봉산 와우리)씨는 “하우스농사를 짓고 나서 이런 바람은 처음이었다”며 “비닐재고가 떨어져 다른 지역에 요청을 해 놓았지만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군 관계자는 “현재 강풍으로 인한 피해를 조사하고 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농민들이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들이 있는지 다각적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