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한 선행…‘훈훈한 감동’
여중 김정곤 교사, 제자에 50만원 도움 아버지, 수소문 끝에 딸 담임 알고 눈물
관내 한 중학교 교사가 생활이 어려운 제자를 위해 사랑의 선행을 펼쳐 동료와 지역주민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담양여중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김정곤 교사(50).
김정곤 선생은 자신이 담임을 맡고 있는 이모(16) 학생이 지난해 어머니를 여읜데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마저 얼마 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건강이 크게 악화돼 두 달째 병원생활을 하고 있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이 학생이 지각을 자주하는 이유도 교통비를 아끼느라 월산면 집에서 터미널까지 버스로 온 후 제법 먼 거리에 있는 학교까지 걸어오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이양의 친구들에게 듣게 됐다.
제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 된 김 선생은 학교라도 편하게 다니라는 마음에서 지난 7월초 사비를 털어 남몰래 이양의 아버지 통장에 50만원을 입금했다.
김 교사의 이 같은 선행은 제자를 생각하는 남다른 마음에 고마움을 느낀 이양 아버지의 제보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같은 미담에 대해 본지 기자가 취재에 들어가자 김 교사는 한사코 손사래를 쳤다.
한참 승강이를 벌이다가 본 기자는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면 이양의 어려움을 알게된 독지가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끈질기게 설득, 겨우 취재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한마디로 김 교사의 속 마음은 남몰래한 진정한 제자사랑이었다.
이양의 아버지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 50만원을 보냈기에 수소문해서 찾았더니 딸의 담임 선생이었다”며 “제자를 사랑하는 선생의 각별한 후의에 눈물이 쏟아졌다”고 고마워했다.
김정곤 교사는 “담임을 맡고 있는 학생이 차비가 없어 버스를 타고 다니지 못한다는 사실에 무척 마음이 무거웠다”며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적은 금액을 보냈을 뿐 담임교사로서 당연히 할 일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또 “어느 선생이라도 이런 상황이라면 도움을 주었을 것”이라며 “우리 학생이 생활고에서 벗어나 밝고 활기찬 모습으로 학업에만 열중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도움을 주는 분들이 계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권우봉 담양여중 교장은 “김정곤 선생은 근면·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해 어떤 일이든지 조용히 해내는 성품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몰래 한 이번 일도 선생의 인품을 생각하면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학력지도 면에서도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쳐 학력향상에 힘쓰는 등 여러모로 스승의 참모습을 갖춘 분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추연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