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오금作 ‘풍경소리’ 가사부문 대상

2012-11-06     마스터

제13회 전국 가사시조 창작 공모전

한국가사문학의 보고(寶庫), 담양군이 가사문학의 현대적인 계승 발전과 대중화를 위해 개최한 제13회 전국 가사․시조 창작 공모전 입상자를 발표했다.

7월 15일부터 3개월간 공모를 통해 전국에서 접수된 가사와 시조 982편의 작품 심사를 거쳐 황오금(광주광역시) 작 ‘풍경소리’가 영예의 대상에 선정됐다.

최우수상에는 가사부문에 정수민(영광군) 작 ‘폐선’과 시조부문에 오재한(안양예술고 2) 작 ‘벗꽃’이 각각 선정됐다.

우수상은 가사부문에 김연숙(경북 안동시)씨와 김한솔(대전 호수돈여고 1)양이, 시조부문에 용창선(목포시)씨와 손예화(서울 동작구)씨가 선정됐으며, 문제완씨를 비롯해 19명이 장려상 입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상에 선정된 풍경소리는 가사 작품으로 주제가 참신할 뿐만 아니라 언어의 세련미가 뛰어나고 가사의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심사위원들로부터 한국의 전통적인 정서와 현대적인 감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가사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한국가사문학관 관계자는 “가사․시조 창작 공모전이 회를 거듭할수록 전국적으로 수준 높은 창작 작품이 많이 공모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가사문학의 계승․발전은 물론 가사와 시조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 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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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전국 가사·시조 창작 공모전 ‘대상’

풍경소리

황오금 (광주광역시)

대웅전 처마 끝에 홀로 우는 물고기는

불어오는 천년 바람에 마른 몸을 맡긴 채

영혼의 잠을 깨우는 청량한 독경 소리.

조심히 살을 발라 바람 속에 공양하고

뼈는 곱게 두들겨서 음향으로 시주하니

뚫린 눈 닻이 되고 지느러미 돛이 되어

번뇌의 바다 건너 열반한 보살이라.

한평생 눈을 뜨고 정심정행 득도하여

중생 제도 소망 위해 처마 끝에 환생하니

바람이 불때마다 헌신공양 소리일세.

중생들아, 너의 삶은 영겁 속 한 점이요,

사바(裟婆) 너른 바다에 한조각 물결이라

세파는 칼이 되어 구곡간장 도려내고

잠깐 스친 바람에도 깊은 시름 자아내니

생의 고비 참아내도 고해는 끝없느니.

천인단애 눈썹 길에 지난 세월 돌아보니

삶이니 사랑이니 그리움이니 청춘이니

모두 다 부질없고 사는 일이 속절없네.

눈부신 매화꽃도 제 철가면 시들듯이

시공 속에 삼라만상 세월가면 사라지니

오욕은 구름이요 칠정 또한 바람이네.

물처럼 바람처럼 가는 세월 누가 막나.

대를 이어 만년 가도 한목숨은 백년이라

바다보다 깊고 너른 사바세상 이 법계를

어찌 다 깨닫고서 열반의 길 찾을꼬.

대웅전 처마 끝에 청량하게 울리는 소리

중생 위해 매달리어 금강경 외는 소리

모든 번뇌 잠재우고 영혼의 떼 씻어주니

그 소리 여운을 따라 끝없이 가다보면

돌아갈 열반의 길이 희미하게 보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