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에서… 주민과 환경이 상생하는 성공사례 되길

2012-11-19     마스터

김정주 취재부장

용면 두장리에 자리잡은 한결유기축산의 우분처리시설을 놓고 담양군과 두장리 주민들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국가 공모사업에 선정된 공익사업을 진행하려는 사업자와 담양군에 맞서 혐오시설의 입주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입장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두장리 우분처리시설은 축분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되는 것은 물론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축산농가의 자가숙성 퇴비마저도 축사 외부로 반출이 허용되지 않는 것에 대비해 시범적으로 진행하는 공익사업이다.


담양군은 이 시설에서 1일 15톤의 우분만을 처리하게 되며, 폐쇄형으로 지어져 냄새가 시설 바깥으로 나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한 먹이 급여과정은 물론 발효과정에도 미생물을 사용해 우분의 냄새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키고, 냄새를 잡는 별도의 시설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악취를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처리용량이 허용하는 한도 안에서 인근 두장·와산·장찬마을 축사의 우분들도 덤으로 처리해 축산농가들의 우분처리 고민도 해결하고 마을환경도 쾌적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앞으로 담양 관내 1천500여 축산농가를 비롯 전국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축분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방향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기존 개방형 축사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악취나 병해충 문제들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돼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데도 한 몫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필요성과 명분에도 불구하고 두장리 우분처리시설은 주민들의 반대에 막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악취를 일으키는 마을입구의 시설 때문에 20여년간 고통을 받아 온 주민들은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심정으로 용면과는 연고가 없는 사람들이 대규모 축산단지를 운영하는 것도 모자라 악취를 발생할 개연성이 있는 우분처리시설을 설치·가동하는 것에 대해 강한 불신을 표출하고 있는 듯하다.


악취를 일으키지 않고 마을 외곽도로를 이용해 우분을 실어 나르며, 주민과 담양군, 사업자가 함께 참여하는 3자협의체를 구성해 운영규약을 제정하고, 악취가 발생하면 시설을 폐쇄하겠다는 사업자와 담양군의 약속을 좀체 믿으려 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대립과 불신을 보며 필자는 무정면 석재공장 사건이 떠올랐다.


산속 채석장에 있던 쇄석기가 도로변 공장에 설치된 이후 공장 주변 마을 주민들은 물론 무정면민 전체가 일어나 가동중단을 요구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합리적인 생각을 갖고 있던 일부 사람들은 석재공장이 수세에 몰린 상황을 활용해 공장의 운영기간 한정, 이른 아침과 저녁시간 쇄석기 가동금지, 소음 및 분진방지 대책 마련, 주민대표 감시권 보장, 운영기간 만료후 공장부지 용도폐지, 무정면 발전기금 기부 등 실익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합리론은 힘을 얻지 못하고 일부 강경론자들의 뜻에 따라 ‘타협없는 투쟁’식의 집회가 해를 넘겨 계속됐다.


집회에 동원된 노인들의 시간적·체력적·정서적인 낭비는 말할 것도 없고, 이들을 뒷받침하기 위한 엄청난 손실을 감수했지만 얻은 것 없이 패배감과 자괴감만 남았을 뿐이다.

비록 두장리 우분처리시설과 무정면 석재공장이 동일한 사안은 아니지만 주민반대로 저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냉철하고 합리적인 이성으로 실리를 챙기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담양군이 악취해소를 장담하고 있고 또 사업자인 한결유기축산도 운영규약을 준수하며 악취가 발생한다면 시설을 폐쇄하겠다고 공언한 것을 주민들이 활용해야 한다.


3자협의체에 들어가 꼼꼼하게 운영규약을 만들고, 마을 대표가 운영규약대로 시설이 운영되는지 감시하고 시정시킬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이 아닐까.


또 사업을 진행하는 한결유기축산과 담양군도 주민들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려 축분도 해결하면서 마을환경도 개선하는 상생모델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야 깊게 형성된 불신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두장리 축분처리시설이 불신을 해소하고 주민과 환경이 상생하는 성공사례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