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墳’인줄 알았는데 ‘陣地’였네

담양군, 죽녹원 성인봉 정상 고분 발굴 중단 M1소총·칼빈소총 탄피와 교통호 발견

2012-11-29     마스터

삼국시대 고분으로 알고 발굴작업이 진행되던 죽녹원 성인봉 정상 향교리 고분군 1호분에서 6·25때 사용된 M1소총과 칼빈소총의 탄피, 진지들을 연결하는 교통호가 발견돼 발굴작업이 중단됐다.


담양군이 삼국시대 고분이라고 생각하고 발굴한 죽녹원 성인봉 정상(해발 150m)의 담양 향교리 고분군 1호분이 사실은 한국전쟁 당시 사용된 진지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4일부터 3주 동안 담양군이 실시한 1호분 발굴 결과 6·25때 사용된 M1소총과 칼빈소총의 탄피, 또 진지들을 연결하는 교통호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담양군은 향교리 고분군 1호분을 삼국시대 ‘돌덧널무덤’이 아닌 6·25때 사용된 ‘진지’라고 최종 결론을 내리고 발굴작업을 중단했다.


이 같은 해프닝이 일어나게 된 것은 2008년 전남문화재연구원이 임란창의사업의 일환으로 주변부지 일대에 대한 지표조사를 진행, 2기의 고분을 발견하고 ‘담양 덕구재 고분군’으로 명명한 후, 2011~12년 호남문화재연구원이 죽녹원과 관어공원 일대를 조사하면서 2기를 추가로 발견해 ‘담양 향교리 고분군’으로 명칭을 수정하는 등의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담양군은 향교리 고분군들이 6세기(삼국시대) 영산강 상류지역에 유행하던 무덤양식인 돌덧널무덤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또 죽녹원을 찾는 관광객과 등산객들의 발길로 1호분 측면부의 석재가 노출되는 등 훼손이 심각해지자 ‘문화재의 원형보존과 관광자원으로의 활용’을 위해 국비를 신청, 발굴을 개시했다.
하지만 무덤의 흔적은 나오지 않고 소총탄피와 교통호가 발견된 것은 물론 인근 마을 노인들의 ‘담양읍 남산리 남산이 1호 진지였으며 향교리 고분군 2호분이 2호 진지, 1호분인 성인봉 정상이 3호 진지였다’는 증언이 더해져 발굴을 중단하게 됐다.


한편 담양군은 발굴현장을 원상복구하고 잔디를 식재할 계획이다.


또 관람동선을 조성하고 안내판을 제작해 발굴성과를 알리고 가마골과 연계해 한국전쟁의 비극을 알리는 교육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김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