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맑은담양, 원작자 논란 ‘미궁’
지역서예가, 물증없이 ‘내 작품’ 계속 주장 대전서예가, 내 글씨와는 ‘다른 서체’ 인정 담양군, 보관된 원본없어 불신 더욱 깊어
담양군의 브랜드슬로건 ‘대숲맑은 담양’의 핵심 요소인 붓글씨 서체의 ‘담양’이라는 문구를 직접 썼다고 주장하고 있는 서예가가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내 작품’이라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어 원작자를 둘러싼 답답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담양군의 용역을 받은 디자인업체에게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도록 글씨를 써주었다는 대전광역시의 서예가가 담양군 브랜드슬로건의 ‘담양’이 자신이 쓴 서체와 같지 않다고 인정, ‘대숲맑은 담양’의 원작자 찾기가 미궁속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브랜드슬로건을 개발한 담양군과 자신의 작품이라고 주장하는 서예가 양측 모두가 원본을 보관하고 있지 않아 불신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지역의 서예가 박모씨는 자신의 글씨라고 주장할 당시 “몇 년전 대나무축제를 앞두고 잘 아는 담양군 공무원이 급하게 써달라고 하기에 3점을 써주었고, 그 가운데 1점이 브랜드슬로건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확인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한 박모 서예가는 다시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다른 이유로 3가지 형태의 ‘담양’을 써 주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본 기자가 전화 통화로 확인한 결과 대전광역시 서예가 윤모씨 또한 “디자인 업체의 부탁을 받고 써 준 사실은 있지만 브랜드슬로건의 ‘담양’은 내 글씨가 아니다”고 분명히 말했다.
이에 따라 자신의 글씨라고 주장하는 서예가가 분명한 물증을 제시하거나, 표절작품에 돈을 내고 상징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오해를 풀기 위해 담양군이 반박증거를 제시하기 전까지는 진실공방이 끝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담양군 브랜드슬로건인 ‘대숲맑은 담양’은 2009년 지역의 특성과 비전을 담아 지역이미지 정립 및 경쟁력 강화와 주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담양군이 수천만원을 들여 만든 표어형식의 문구다.
이 도안의 체계적인 관리와 임의적인 변경을 막기 위해 군의회에서는 조례까지 제정했으며 담양군은 ‘담양군 브랜드 슬로건 매뉴얼’이라는 책자를 제작해 기본 및 응용형 사용법을 예시하고 있다.
현재 이 도안은 낙관형태의 요소를 삭제하고 대나무를 단순화시킨 문양과 함께 ‘대숲맑은 (생태도시) 담양’ 문구가 공무원들의 명함에서부터 서류봉투, 쇼핑백, 버스승강장 사인, 청소차량에 이르기까지 널리 두루 사용되고 있다.
/김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