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에 이어지는 익명의 기부천사
14일 신분 안밝힌 2명, 1천만원과 100만원 기탁

최희우 부군수와 주민복지실 김민지 복지기획담당이 지난 14일 익명의 한 기부자가 전달한 이웃돕기 성금 1천만원을 확인하고 있다.
최근 담양군에 익명의 기부천사들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담양군에 따르면 지난 14일 광주에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30대 후반의 한 젊은이가 주민복지실을 방문, “담양지역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하게 됐다”며 5만원권으로 1천만원이 든 봉투를 전달했다.
그 젊은이는 주민복지실 직원들에게 “본인을 밝히지 말고, 추후에도 자신에 대해 알려고 하지 말라”고 거듭 부탁하며 자리를 떠났다.
또 같은 날 전라북도에 사는 한 70대 후반의 남자 어르신이 본인을 밝히지 않은 채 전화로 100만원을 기탁했다.
이 어르신은 “청년시절 전국을 무전여행하다 담양군 무정면 일원을 들렀는데 수중에 돈이 없어 점심을 얻어 먹으려고 들어간 민가에서 주인은 없는데 마루에 손목시계가 놓여 있어 나도 모르게 그 시계를 들고 나왔다”며 “당시에는 훗날 찾아뵈려고 했지만 생활에 쫒기다 보니 지금까지 갚지 못해 평생의 빚으로 남아 있다”고 동기를 말했다.
이 어르신은 또 “나이 80이 다 돼 시계 주인을 찾을 수 없지만 담양은 내 기억 속에 은인 같은 곳으로 남아 있다”며 “50여년 전에 누군지 모를 담양 주민에게 진 빚을 이렇게라도 갚고 싶고, 또 담양에 거주하는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성금을 전했다.
한편 이에 앞선 구랍 24일 관내 한 주민이 “연말연시에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이웃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200만원이 든 봉투만을 전달했다.
또한 의용소방대원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불장학회를 태동하게 한 익명의 독지가가
2009년 7월 현금 2억원이 든 토마토 상자를 배달한 이후 동일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2010년 2월과 2011년 3월에 각각 100만원과 1억원을 담양군에 보내왔다.
군 관계자는 “익명으로 기부한 이들의 뜻을 존중해 기부자들의 신상에 대해 더 이상 추적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름 없는 기부천사들이 전한 감동이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잘 전달돼 희망을 잃지 않도록 소중하게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