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산 중방마을 “유독성 악취 못살겠다”
마을 인근 화학폐기물 재처리 수지공장 가동 건물 낡고 벽체 구멍…여름에도 문닫고 살 판 업체, 시설개선 필요하지만 경영난으로 난감


행복마을 한옥과 인접한 화학폐기물 재처리 공장에서 나오는 유독성 악취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원재료가 야적된 너머로 보이는 한옥과 악취를 방지할 수 없는 공장벽체와 진출입구 모습
월산면 중월리 중방마을 주변 주민들이 마을 인근의 화학폐기물 재처리공장에서 발생되는 악취와 매연으로 고통받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 공장은 중방마을과 50여m 밖에 떨어지지 않은데다 건물이 낡고 허술해 화학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악취가 벽을 통해 배출되고 있다.
이로인해 공장 인근 주민들은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살려고 집을 지었지만 바람에 실려 오는 심한 유독성 악취로 무더운 여름에도 창문을 열 수 없다고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민들은 공장의 부지마저 협소해 제품의 원료로 수집된 각종 플라스틱 폐기물들이 노상에 적치돼 미관을 해치고 주변으로 흘러들어 하천과 인근 농경지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현장을 확인한 결과 공장건물은 낡고 허술한데 다 판넬구조 벽체는 틈새가 너무 벌어지고 구멍도 커다랗게 뚫려 있을 뿐만 아니라 원료로 사용될 화학폐기물들이 공장건물과 진출입로를 따라 어지럽게 야적돼 있었다.
또 야적장에서 이탈된 일부 폐기물들이 도로와 하천으로 흘러들어 주변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도 눈에 띄었다.
이 공장은 로프나 비닐, 패트병 등 화학제품 폐기물들을 수거해 350℃ 정도의 열을 가해 녹여 플라스틱 원료가 되는 칩을 만드는 시설로 용융과정에서 발생하는 심한 악취가 공장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며, 안에서 일하는 사람도 방독면을 착용해야 하는 등 극도의 주의가 필요하다.
행복마을 주민 A씨는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살려고 들어왔는데 마을입구에 위치한 수지공장 때문에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게 생겼다”며 “바람을 타고 실려 오는 참기 힘든 악취로 창문도 아예 닫고 살고 있는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공장주 최모씨는 “폐기물을 녹이는 과정에서 발생된 악취가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고, 또 그에 대해 송구스럽게 여기고 있다”면서도 “지척에 이런 시설이 있는 줄을 뻔히 알면서도 굳이 전남도에서는 중방마을을 행복마을로 지정하고 조성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냄새가 공장 바깥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벽체를 보강하는 등 시설개선이 필요하지만 오르는 원료비에 비해 몇 년째 묶여있는 제품가격으로 인한 경영난으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며 “앞으로 경영상황이 더욱 악화되면 공장을 그만둘 생각마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군 관계자는 “공장시설이 낡고 오래됐을 뿐만 아니라 부지면적마저 협소해 악취방지나 원재료 야적으로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데 대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린다”며 “주민피해를 인정하면서도 경영난을 이유로 개선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업주의 사정은 일부 이해할 수도 있지만 법이 정하는 테두리를 벗어나도록 허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주민 및 환경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속과 시설개선 권고를 병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