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 추석 차례상 어쩌나
폭염 여파 배추·나물류 급등…과일 소폭 하락
유례없이 길었던 마른장마와 한달 넘게 이어진 폭염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추석 제수용품을 구입하는 비용도 올라 소비자들의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재래시장 상인들과 주부들에 따르면 기록적인 폭염과 긴 마른 장마로 인한 생육부진으로 배추와 같은 엽채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가격이 계속 오름세를 보여 제수용품을 준비해야 하는 주부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추석을 보름정도 앞두고 5일장이 열린 지난 2일 본지 기자가 직접 찾은 담양재래시장에는 좌판을 깔고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만 보일 뿐 장을 보러 나온 손님들은 많지 않았다.
가격이 인상된 대표적인 품목은 배추와 나물류, 굴비 등 대표적인 추석 제수용품들이었다.
참조기 어획량 감소로 귀하신 몸이 된 굴비는 1마리에 1천980원으로 지난해 1천280원에 비해 무려 54%나 가격이 치솟았다.
배추 역시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폭등해 포기당 5천256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달전 3천467원에 비해 51%, 지난해 3천381원 대비 2천원 정도의 가격차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포기당 3천123원이던 양배추도 가격이 껑충 뛰어 4천954원으로 한달만에 58%나 인상됐다.
명절에 수요가 증가하는 숙주나물과 토란은 출하량 감소로 400g당 전년대비 13%가 뛴 3천200원과 7천200원에 각각 판매하고 있다.
시금치는 1㎏에 1만3천116원으로 한달전 1만496원 보다 24%가, 1개당 1천964원이던 무는 2천199원으로 11%가 올랐다.
또 고사리는 400g에 1만800원으로 전년 보다 10%가량 가격이 올랐고, 대파 1단도 지난해보다 5.5%가 인상된 2천3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반면 배·사과 등 과일의 경우 올들어 아직까지 태풍에 의한 낙과 피해가 없고, 작황이 좋아 가격이 낮게 형성돼 추석 차례상 비용을 줄이는데 위안이 되고 있다.
이처럼 과일의 소폭 하락에도 불구하고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는 바람에 올 추석 차례상 비용은 전년보다 1.4% 많은 23만5천990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부 김모(48·읍 객사리)씨는 “본격적으로 추석 준비를 하는 시기가 아닌데도 채소나 과일 가격이 오르고 있는 걸 보니 차례상 차리기가 겁이 난다"고 털어놨다.
담양재래시장에서 좌판을 하는 최모(68·월산면 월산리)씨는 “20년 가까이 장사를 해오고 있지만 한달 넘게 이어진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이 치솟고 불경기라서 그런지 추석이 다가오는데도 명절특수 분위기를 전혀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연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