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고 사격 김성훈 선수, 전국체전 ‘金쐈다’

공기소총 10m 입사자세 결선 209.2점 기록 담양고 사격부, 17년만에 체전 제패 감격

2013-10-30     마스터

연습에서는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면서도 막상 시합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주위를 애태우던 사격 기대주가 전국체육대회를 제패하는 쾌거를 올렸다.


담양고 1학년 김성훈 선수는 지난 23일 충북 청원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제94회 전국체육대회 10m 공기소총 입사자세에 출전, 결선 점수 209.2점(평균 10.46점)이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모교에 17년만의 금메달을 안겼다.


600점 만점에 589점을 쏘아 예선을 6위로 통과한 김성훈 선수는 8명이 녹다운제로 실력을 겨루는 결선 첫 사격에서 10.4점, 10.5점, 10.5점으로 선두에 나서며 선수단에 희망을 심어줬다.
김 선수는 다음 3발에서도 10.3점, 10.8점, 10.8점이라는 놀라운 점수를 기록하며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나갔다.


사격종목은 과거에는 예선성적을 그대로 안고 결선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가렸지만 이제는 예선 8위까지 결선진출권을 준 다음 예선점수를 무시하고 결선점수로만 순위를 매기는 방식으로 규정이 변경됐다.


또 8명 모두에게 20발을 쏘게 한 후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가리지 않고 8발부터 2발 단위로 가장 순위가 낮은 사람을 차례로 탈락시켜 1·2위 2사람에게만 19·20발을 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첫 6발에서 자신감을 얻은 김성훈 선수는 나머지 14발에서 50초 간격으로 1발 1발씩 차분하게 타깃을 겨냥, 10.1점~10.7점의 흔들리지 않는 명중률로 경쟁상대를 좌절시켰다.


김 선수의 쾌거로 담양고 사격부는 96년 이후 전국체전을 우승하는 감격을 맛봤다.


그동안 여타 대회의 개인종목이나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경우는 많았지만 유독 전국체전에서만은 금메달이 나오지 않은 징크스를 성훈 선수의 활약으로 말끔히 날려버리게 됐다.


문경한 담양고 사격부 감독은 “성훈이는 온순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사격에 적합한 체형을 가져 안정성도 좋다”며 “당분간 나오기 힘든 점수를 기록한 성훈이가 자신의 부족한 집중력을 키우고 사격에 정진해 올림픽까지 나갈 수 있는 재목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버스터미널 대합실 맞은편에서 여레향 제분소를 운영하는 성훈 선수의 부친 김희남(47)씨는 “연습에서는 잘하다가도 대회만 나가면 유난히 성적을 내지 못하던 아픔을 극복하고 전국체전 금메달을 따낸 성훈이가 대견하다”며 “앞으로도 자만하지 않고 더욱 노력해 자신이 선택한 사격에서 선수나 지도자로서 성공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성훈 선수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부족한 점이 많은 저를 이끌어주고 응원해주신 감독님과 교장선생님, 학교 친구들에 힘입어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됐다”며 “특히 아들을 믿고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께 오늘의 영광을 돌리며 더욱 사격에 정진해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선수가 출전한 종목의 2위는 205점을 기록한 경북 죽변고 김형민 선수가, 3위는 181.6점을 맞춘 강원 치악고 유승희 선수가 각각 차지했다.

/김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