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농악 김동언 명인의 꿈…‘百人설장구’

2014-11-10     김정주 기자

용전 들소리·담양 상여소리·光光술래 조합한 화려한 공연
내년 대나무박람회 기간에 큰 춤판 구상

세계대나무박람회가 열리는 내년에 담양에서 100명의 국악인들이 동시에 설장구를 공연하는 큰 춤판이 벌어진다.
‘百人설장구’로 명명된 이 춤판은 우도농악 전수자인 김동언 명인의 기획으로 광주시 문화재로 지정된 북구 용전 들소리와 김 명인이 연구하고 있는 담양의 상여소리에 광광술래가 조합된 화려하고 멋진 무대가 될 전망이다.
김동언 명인은 문화재청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문화재단이 2008~2013년 5차례 한국문화의 집에서 당대를 대표하는 전통춤 명인 중의 명인 8명을 엄선해 5일 동안 춤사위를 선뵈게 한 팔무전(八舞傳)의 2010년 초청 멤버로서 우도농악 설장구춤을 공연한 바 있다.
당시 팔무전은 서로의 예술세계와 자존심 때문에 한자리에 서지 않았던 우리시대 무림(舞林) 최고봉들이 한 무대에서 만나 자웅을 겨루는 한판이자 관객들에게는 최고의 춤사위를 마음껏 음미할 수 있는 축복의 무대로 큰 호응을 얻었다.
팔무전은 2012년을 제외하고 모두 5차례 이뤄졌는데 한국문화재단은 춤판 출연자들의 모습과 이야기를 담은 도록 ‘2014 무형문화재 스토리텔링 사진展 춤’을 발간했다.
김동언 명인은 그동안 전남대와 중앙대에 출강하며 젊은 국악도들에게 우도농악을 가르쳤으며, 사재를 들여 마련한 봉산면 와우리 우도농악전수관에서 매주 1회 우도농악 17호 담양보존회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후원하는 ‘국민과 함께 하는 무형문화재 무료 강습’을 진행하는 등 후진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10월2~5일 강원도 정선 아리랑공원에서 개최된 제21회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를 겸한 제55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 초청돼 풍물공연을 펼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활동을 통해 축적된 인맥을 바탕으로 박람회기간 동안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김동언 류(流) 담양 우도농악 설장구를 온 세상에 널리 알리고자 ‘백인 설장구’판을 생각해내고 휘모리, 봉살풀이, 굿거리, 자진풍류, 굿거리풍류 등의 가락을 춤사위에 실어 들려줄 계획이다.
김동언 명인의 설장구춤은 화려하고 섬세하며 애교스러운 여성적인 춤사위에 특징이 있다.어깨춤이나 고개치기와 같은 몸동작을 중시하고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발걸음마다 항상 굴려준다.
발걸음을 나아갈 때도 황새걸음처럼 크게 가지 않고 꿩새끼마냥 종종걸음으로 나아가며 양쪽 무릎을 붙인다.
김 명인은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많은 학생들과 제자들에게 “예술적인 기량을 갈고 닦는 것보다 일상생활에서 타인을 포용하고 인정할 줄 아는 덕목을 키우라”며 “다양한 사람이 있어야 비교가 되면서 발전할 수 있고, 또 그래야 굿이 될 수 있다”고 가르친다.
이와 함께 김 명인은 “가락이든 춤이든 세월이 갈수록 점차 발전되는 모습으로 창조돼야 한다”며 “전통적인 원박자는 지키면서 겹장단을 넣는 등 더욱 풍부하고 재미있는 장단을 만들려고 한다”고 강조한다.
어려서부터 장구소리를 들으면 절로 흥이 났다는 김동언 명인은 “백인 설장구가 ‘김동언이 살아생전에 남기고 가는 하나의 공연’이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