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봉산면, 세밑 온정 나눔…6주의 드라마

2015-01-08     취재팀

우리 면은 자식이나 배우자 없이 홀로 지내는 노인들이 약 260명 선으로 면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 890명 가운데 거의 3명중 1명꼴이다.

홀로 사는 노인이라고 해도 경제적으로 넉넉하고 건강하다면 문제가 될 리 없지만 숙환으로 거동이 불편하거나 아니면 이웃이나 가족간 왕래 없이 고립돼 외롭고 쓸쓸하게 사는 경우도 많다.

지금까지 정부는 노인장기요양보험, 노인돌보미, 홀로 사는 노인 생활관리사 안부살피기, 가사간병 도우미 등과 연계해 전화나 방문으로 가사활동과 건강을 챙기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만으로는 소외되고 고독한 노인들을 충분히 위로하고 문제를 해결해 주기에는 다소 미흡하다.

지금까지 건강과 경제적 지원에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사회·정서적 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가족의 역할과 함께 지역사회가 자식 노릇을 해야 하며, 그것도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2014년 10월 20일 오전 면내 독지가 한 분이 이웃돕기를 하겠다며 면사무소를 방문했다.

독지가의 뜻을 한층 살리고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연계해 노인 개개인이 필요로 하는 물품에 대한 파악은 면사무소가 담당하고, 파악된 물품 가운데 지원할 물품의 선정과 구입은 독지가가 맡되 전달은 면사무소와 독지가가 함께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독지가는 특히 기부물품에 상한을 두지 말라며 힘을 실어줬다.

그래서 1단계로 몇 가지 구급약품과 겨울철에 필요한 물품들을 정하고 11월17일부터 12월5일까지 3주간 노인사정을 잘 아는 생활관리사들과 함께 260군데의 가정과 경로당을 방문해 취지를 설명하고 수요를 파악했다.

그 결과를 토대로 파스·밴드·반창고·상처치료제 등 구급약품과 칫솔·조끼는 전체 노인에게 지급하며, 전기매트와 난방유는 필요한 분들께 지원하기로 정하고 전달계획도 마련했다.

12월5일부터 독지가와 함께 본격적으로 물품전달에 나섰다.

때로는 마을 골목길을 한 참 올라야 하는 산 밑의 외딴 집에 사는 어르신부터 운동을 나가는 어르신을 붙들고 집으로 모셔가는 경우도 있었다.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은 찾아오는 자식들이 거의 없어 혼자 식사를 해결하거나 기름값을 아끼려고 전기장판 하나로 추운 겨울을 지내는 경우가 많았다.

또 손끝이 갈라져 아픈데도 근처에 약국이 없어 반창고도 붙이지 못하는 경우마저 있었다.

물품을 드리면서 어려운 생활을 하고 계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따뜻한 ‘사랑 나눔’이 계속되기를 간절히 바랬다.

 

노인들의 오늘은 바로 우리들의 내일이다.

노인은 누구나 존엄성을 유지하고 존경을 받으면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나눔이란 많은 것을 가져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비록 적더라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나눔의 의미라고 생각해본다.

이번 온정 나눔에 물심양면으로 힘을 실어 준 독지가를 비롯 기꺼운 마음으로 힘든 일에 동참한 동료 공직자들에게 지면을 빌려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