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서 시신없는 백제 고분 발굴

2015-03-02     취재팀

대전면 서옥고분군, 칼만 출토…5세기 후반 축조 추정

 

대전면 중옥리 서옥고분군에서 매장시신이 없는 고분이 확인돼 조성경위 등에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대한문화재연구원은 문화재청 긴급발굴 지원비를 받아 담양군 대전면 중옥리 서옥고분군 중 4호분과 12호분에 대한 학술발굴조사를 실시했다.

4호분은 직경 10m, 높이 1m 규모의 분구를, 12호분은 직경 13m, 높이 1.3m 규모의 분구를 쌓아올려 축조했으며, 두곳 모두 너비 3m에 이르는 도랑(周溝)을 두르고 있다.

발굴조사가 이루어진 2기의 고분 축조 시기는 기원후 5세기 후반으로 밝혀졌으며, 분형이 모두 원형으로 영산강유역에 대한 백제의 진출 과정을 여실히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12호분은 시신을 매장한 무덤방을 만들지 않고 길이가 90cm에 이르는 철제대도(鐵製大刀)만을 매납(埋納)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분 도랑(周溝)에서 출토된 의례 유물 가운데 유공광구소호(둥근 몸체에 아랫부분이 좁은 목이 있는 형태로 몸체 가운데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토기)는 국내에서 출토된 것 가운데 크기가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됐다.

4호분에서 출토된 유리구슬은 동남아시아인 인도네시아에서 제작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무덤의 시신을 매장하지 않은 고분은 영산강유역에서는 드문 것으로, 고분 주인공의 성격과 관련해 앞으로의 연구 과제를 남겼다”며 “발굴이 끝나면 고분을 원형대로 복원·보존해 문화재 지정을 위한 절차를 밟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