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유일한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 할머니 별세
광주·전남지역 유일한 일본 위안부 피해자였던 곽예남 할머니가 일본의 사죄를 끝내 받지 못하고 지난 2일 향년 94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고향인 대덕면에서 1944년 봄 19세 때 동네에서 나물을 캐다 위안부로 끌려간 곽 할머니는 중국에서 일본군에게 갖은 고초를 겪었다.
해방 이후에도 60여 년 동안 중국에서 무국적자로 어렵게 살던 곽 할머니의 기구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한국정신대연구소 및 MBC의 도움으로 지난 2004년 귀국, 지금껏 담양에서 거주했다.
이후 2015년 12월 폐암 4기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후 그동안 투병 생활을 계속해왔다.
이에 담양평화의소녀상위원회(위원장 김승애)는 지난 4일 담양읍 소재 중앙공원에서 장석웅 전남교육감을 비롯, 평화나비 관계자, 주민 등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곽 할머니의 추모제를 열고 가신 분의 넋을 위로해 드렸다.
이날 추모제에서는 추도사를 시작으로 추모가, 진혼굿, 헌화 및 시낭송, 결의 발언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조현옥 시인은 ‘곽예남 할머니 가시는 길에...’라는 시를 낭독해 추모객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산아! 들아! 강아! 조국아! 이제는 떠난다네. 이승의 육신을 훨훨 벗어던지고 새로운 몸으로 간다네. 동백꽃 피는 봄날 내조국의 한 떨기 꿈 많던 소녀의 몸으로 왔던 그 몸으로 다시 돌아간다네’
곽예남 할머니의 유해는 전북 전주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르고 화장된 뒤 충남 천안 망향의 동산에 안장됐다.
한편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생존자는 22명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