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되지 못한 담양 불교계’… 단체 난립 속 ‘갈등’ 깊어져
스님 단체 2곳·신도회 3곳으로 갈라져…매년 불교 행사 각자 진행 최근 10년간 스님 단체 회장 의중 따라 신도회가 새롭게 ‘결성’ 각 불교단체 대표와 원로 스님 중심의 전향적인 화합 논의 ‘절실’
화합과 자비를 강조해야 할 지역 불교계가 내부 갈등 끝에 여러 단체로 갈라져 파행 운영되고 있어 지역사회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매년 진행하고 있는 봉축행사와 지역 문화사업, 사찰 간 교류사업 등을 둘러싼 의견 충돌이 이어지면서 지역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담양 불교계는 기존 전통 사찰 중심 단체와 신생 연합회, 특정 종단 중심 모임 등으로 사실상 분리 운영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관내 봉축탑 점등식이나 연등행사, 자비나눔 행사 등을 공동 추진하며 지역 문화 발전에 일정 역할을 해왔으나, 최근 몇 년 사이 특정 사찰과 신도단체 간 갈등이 반복되면서 각각 별도로 행사를 준비하는 등 사실상 ‘따로국밥’ 체제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분열의 역사는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전까지는 관내 50여 개 사찰 스님들로 구성된 (사)담양불교사암연합회와 불자들의 모임인 (사)담양불교사암신도연합회 등 2개 단체가 중심이 되어 매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를 연합으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2015년 A스님이 담양불교사암연합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균열이 시작됐다.
당시 A스님은 기존의 (사)담양불교사암신도연합회를 배제한 채, 별도의 단체인 ‘담양불교사암연합회 신도회’를 조직하고 B씨를 회장으로 추대했다.
이에 반발한 일부 스님들이 (사)담양불교사암연합회를 탈퇴해 (사)담양불교연합회를 새로 결성하면서, 담양 불교계는 스님 모임 2곳과 신도회 모임 2곳으로 쪼개진 채 2024년까지 각자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해 왔다.
여기에 지난 2025년 또 한 번의 갈등이 복선이 됐다.
(사)담양불교연합회장으로 취임한 C스님이 신도회원들의 동의 없이, 기존 (사)담양불교사암신도연합회의 회장을 자신의 사찰 신도 중 친분이 있는 인물로 교체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담양불교사암신도연합회 회원들은 “4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조직에서 스님 한 명의 독단으로 회장을 교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관에 따라 정식 회원 가입 후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한다”고 강력히 반대했다.
이에 자신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자 C스님은 자신이 운영하는 사찰 및 관련 조계종 사찰 신도들을 모아 ‘담양불교연합회 신도회’를 추가로 창립하고 D씨를 회장으로 추대했다.
이로써 현재 담양 불교계는 스님 단체 2곳과 신도회 단체 3곳으로 분열되어 각자도생하는 황당한 국면을 맞이했다.
이 같은 불교계의 갈등은 지역사회 전체의 피로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봉축행사마다 단체별로 따로 움직이면서 행사 규모는 완전히 축소됐고, 지역 기업이나 단체의 협찬과 후원도 분산되는 등 실질적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나아가 지역문화와 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했던 불교계가 내부 싸움으로 주민들의 신뢰를 잃고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는 냉정한 평가마저 나온다.
지역 불교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종단과 사찰을 떠나 지역 불교 발전이라는 공감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단체별 입장 차이가 너무 크다”며 “표면적으로는 종단과 운영 철학의 차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를 놓고 다투는 꼴이라 주민들이 보기에도 부끄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일부 신도들 역시 “부처님 오신 날만 되면 입으로는 화합을 말하지만 속으로는 서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지역 불교계가 군민들에게 진정으로 존경받으려면 등을 돌리기보다 상생하고 하나 된 모습을 다시 보여주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뜻있는 원로 스님들과 각 단체 대표들이 사사로운 감정을 내려놓고, 대승적 차원에서 화합을 위한 논의 테이블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