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공동취재)/ “고향의 힘, 고향사랑기금이 만든 변화” - 담양편

첫해 22억·이듬해 23억 원…지난해 14억여원, 올해 9월까지 7억 원대 누적 66억 원대, 인구 대비 기부액 전국 최고 수준…답례품 60개 품목 170여 개 쌀·한우·죽순 떡갈비 등 지역 농특산물 인기…의료·돌봄·청소년 지원으로 사용 확대 소액·연말 쏠림 벗어나 재기부·지정 기부 늘리는 것이 과제 답례품 판매 실적과 기금사업 성과 공개하고, 다시 기부하고 싶은 담양 만들어야

2026-10-20     담양군민신문·담양뉴스·담양곡성타임스·주간장성신문 공동취재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 4년째를 맞았다. 
제도 시행 첫해부터 전국 군 단위 모금액 1위에 올랐던 담양군은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약 60억 원을 모았다. 
인구 4만 5천여 명의 작은 농촌지역에서 거둔 성과로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러나 2024년 23억 원을 넘어섰던 모금액이 지난해 14억 원대로 줄어들면서 앞으로 기부금을 어떻게 모으고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담양군민신문과 담양뉴스, 담양곡성타임스, 주간장성신문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고향사랑기부제 공동기획취재를 진행하고 있다. 
공동취재단은 경북 예천과 제주, 일본 등을 방문해 그 지역의 기부금을 모으고 활용하는 방법을 살펴봤다. 
이번 호에서는 담양군의 모금 실적과 기부자 현황, 답례품, 기금 사업을 통해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본다.


■ 2년 연속 전국 군 단위 1위…지난해 모금액 38% 감소
담양군은 제도가 처음 시행된 2023년 1만2,142건에 22억4,100만 원을 모금했다. 이듬해인 2024년에는 1만6,832건에 23억200만 원을 기록했다. 기부 건수는 38.6% 늘었고, 모금액도 증가하면서 2년 연속 전국 군 단위와 전남지역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만 1,272명이 참여해 약 14억2천만 원을 모았다. 전년보다 모금액이 약 38% 줄어든 것이다. 담양군은 올해 1월 누적 모금액 60억 원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제도 시행 초기의 높은 관심이 꾸준한 기부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담양이 초기에 좋은 성과를 거둔 데는 제도 시행 전부터 준비한 홍보활동이 있었다. 군은 전담 부서를 두고 수도권과 광주, 제주지역 향우회를 찾아 제도를 알렸다. 서울 봉은사와 제주 관음사 등에서도 홍보활동을 벌였고, 축구 국가대표 출신 나상호 선수가 참여한 홍보 영상과 소주병에 부착한 홍보 문구 등으로 관심을 끌었다.
광주송정역을 이용하는 귀성객과 지역 기업체 직원들에게도 제도를 설명했다. 농협과 주민자치회 등 지역 단체들도 다른 지역과 교류하며 기부에 참여했다. 이러한 활동은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담양의 운영 방식을 살펴보는 계기가 됐다.
다만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이제는 향우들의 고향 사랑과 초기의 관심에만 기대기 어려운 형편이다.

■ 10만 원 기부가 대부분…다시 기부할 이유 만들어야
담양군의 기부 현황을 살펴보면 소액 기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2024년에는 10만 원 이하 기부가 전체의 94.7%였으며, 광주·전남지역과 관계가 있는 사람들의 기부가 58.3%를 차지했다.
특히, 제도 시행 첫해 담양에 기부했던 사람 가운데 31%가 이듬해에도 다시 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번 기부한 사람 세 명 중 한 명가량이 다시 담양을 선택한 것이다.
지난해 기부자 1,297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도 30~50대가 84.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거주지는 광주 34.6%, 서울·경기 31.8%였으며 기부 계기로는 가족과 지인의 추천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기부 절차와 답례품, 기금사업에 대한 만족도도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설문조사에서 다시 기부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많다고 해서 실제 재기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부 의향과 실제 참여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담양군은 기부자들이 이듬해에도 담양을 선택했는지, 기부를 중단했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꾸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올해부터는 기부자의 세금 부담도 일부 줄어든다. 10만 원까지는 종전과 같이 전액 세액공제 대상이며, 10만 원을 초과해 20만 원까지 기부한 금액에는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44%의 공제율이 적용된다. 20만 원을 기부하면 최대 14만4천 원의 세액공제와 6만 원 상당의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실제 세액공제액은 개인별 세금 납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기부자의 혜택이 늘어난 만큼 담양군도 달라진 제도를 알리고, 기부금이 군민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야 한다.

■ 쌀·한우·죽순 떡갈비…답례품이 지역 농가의 소득으로
고향사랑기부제에서 답례품은 기부자의 관심을 끄는 중요한 수단이다. 지방자치단체는 기부금의 30% 이내에서 지역에서 생산한 농특산물과 상품권, 체험권 등을 답례품으로 제공할 수 있다.
담양군은 제도 시행 첫해부터 담양사랑상품권과 담양쌀, 한우, 죽순 떡갈비, 한과 등 지역 농특산물을 중심으로 답례품을 마련했다. 이후 딸기와 블루베리, 샤인머스캣, 방울토마토 등 제철 농산물로 품목을 넓혔다.
담양온천 이용권과 반려식물 체험권, 효소찜질 체험권, 고향사랑텃밭 이용권 등 담양을 직접 찾아 이용하는 답례품도 마련했다. 기부자가 농산물을 받는 데서 그치지 않고 담양을 방문해 음식점과 관광지를 이용하도록 하려는 취지다.
답례품은 지역 농가와 생산업체에 새로운 판매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군 자료에 따르면 제도 시행 첫해에만 약 5억 원 상당의 답례품이 기부자에게 전달됐다. 기부금이 지방자치단체의 재원이 되는 동시에 지역 생산자의 매출에도 보탬이 된 것이다.
다만 답례품의 종류가 많아졌다는 사실만으로 성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어떤 상품이 많이 선택됐고, 공급업체별 판매액은 얼마나 되는지, 참여 농가가 실제로 어느 정도 소득을 올렸는지 살펴야 한다.
특히 담양을 직접 방문해야 이용할 수 있는 답례품은 기부자의 방문 실적을 따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체험권을 제공한 뒤 실제 이용한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방문객이 주변 음식점과 관광지까지 이용했는지를 알아야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답례품 공급업체의 품질 관리도 중요하다. 기부자가 받은 농산물이나 가공식품에 만족해야 다음에도 담양의 상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담양의 이름을 걸고 제공하는 만큼 상품의 품질과 배송 상태까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 모은 돈, 군민 복지로…의료·돌봄·청소년 지원 확대
고향사랑기부금은 모으는 것만큼 사용하는 일이 중요하다. 기부금이 실제 군민 생활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가 앞으로 제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담양군은 2024년 고향사랑기금을 활용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의 병원 동행과 퇴원 환자 돌봄, 지역아동센터 지원, 담양읍 상인 공동체 지원 등 3개 사업을 시작했다.
병원 동행 사업은 혼자 병원을 찾기 어려운 어르신과 보호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됐다. 군 자료에 따르면 이용자의 87%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만족도뿐 아니라 실제 이용 인원과 서비스 제공 횟수, 도움이 필요한 주민 가운데 서비스를 받지 못한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에는 향촌공동급식센터 운영과 청소년 독서동아리 지원 등을 더했고, 올해는 소아청소년과 진료실 운영과 아동·청소년 마음 돌봄, 청소년 문화유산 해설사 양성 등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기부자가 사용 목적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지정기부도 추진하고 있다. 유기동물 입양 지원과 어르신 재활·돌봄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알리고 그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이 기부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특히, 농촌지역에서는 어르신 의료와 돌봄, 아이들의 진료와 교육 문제가 주민 생활과 밀접하다. 이러한 분야에 기부금을 사용한다면 군민이 변화를 직접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했다는 발표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해마다 얼마를 사용했고 몇 명이 도움을 받았는지, 당초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공개해야 한다. 모금액 가운데 아직 사용하지 않은 금액과 앞으로 사용할 계획도 군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알려야 한다.

■ 기부금 60억 원 시대…모금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
담양군의 고향사랑기부제는 출발부터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모금액 감소에서 보듯 처음의 성과가 계속 이어진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앞으로는 기부자를 늘리는 일과 함께 기존 기부자가 다시 담양을 선택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부자가 원하는 것은 답례품만이 아닐 수 있다. 자신이 낸 돈으로 어느 마을 어르신이 병원을 편하게 다니게 됐는지, 어느 아이가 필요한 도움을 받았는지 알게 된다면 기부의 의미도 달라질 것이다.
담양군민은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담양인 경우 담양군에 고향사랑기부금을 낼 수 없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 사는 가족과 친척, 친구들에게 제도를 알리고 담양의 농특산물과 기금사업을 소개할 수는 있다. 다만 기부는 어디까지나 본인의 자발적인 선택이어야 한다.
담양군도 단순히 기부를 권유하는 데 그치지 말고 기부자가 믿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답례품 공급업체와 판매 실적, 기금사업의 사용 내역과 성과를 정기적으로 알리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4년째를 맞은 담양군은 이제 모금액 순위뿐 아니라 기부금을 얼마나 알뜰하고 뜻깊게 사용했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전국 군 단위 1위라는 이름을 얻는 데 힘을 쏟았다면, 앞으로는 그 이름에 걸맞은 기금 운영으로 신뢰를 이어가야 할 때다.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모인 돈이 군민의 삶을 조금씩 나아지게 하고, 그 결과가 다시 기부자의 마음을 움직일 때 담양의 고향사랑기부제는 오래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호에서는 제주지역 취재를 통해 올레길과 고향사랑기부제의 연계 사례를 살펴본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