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양농특산물 서울직판장, 90일간의 운영실적 자료 들춰보니…
■ 담양농특산물 서울직판장, 90일간의 운영실적 자료 들춰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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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2.15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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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하면 할수록 군민 혈세만 낭비될 판

14억여원 투입하고도 2천904만원 적자
농협 매출자료, 군의원 분석 통계 모두 손해
유통사업소 행감자료 1천500만원 흑자 ‘대조’
인건비 축소, 이자 뺀 당기순이익



담양군이 관내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의 홍보 및 판매 등 서울소비자 공략의 전초기지를 자처하며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서울직판장이 존폐기로에 서게 됐다.

군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난 1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진정으로 군민들을 위한다면 안되는 일에 집착하지 말고 이미 검증된 직판장을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며 직판장의 폐쇄를 요구했다.

“동네 슈퍼만도 못하다” “토마토는 곰팡이가 피어있고 멜론은 말라 비틀어져 있다” “정식등록도 안된 가공식품이 판매대에 진열돼 있다” “11월 15~16일에 10월 23일자 도축검사증이 게시돼 있다” “임대주택자가 대부분인데 값비싼 고기가 팔리겠는가” “소중한 군비를 가지고 연습하는가” 등등.

이처럼 “집행부의 무소신과 무책임이 빚은 결과”라고 판단한 군의회의 집행부에 대한 비난의 십자포화는 예상보다 상당했다.

농식품유통사업소가 도농상생의 전기를 마련하고 관내 농업인의 판로걱정을 말끔히 씻어 주겠다며 의욕을 불태운지 불과 3개월이 지났다.

지난 8월 30일 개장 이후 90여일만에 담양군의회로부터 “폐쇄시키라”는 극약처방을 받아야 했던 서울직판장의 운영실적과 문제점을 파헤쳐본다.

#서울직판장 청사진

서울 송파구 송파동에 자리잡고 있는 담양농특산물 서울직판장은 수도권 소비자층을 공략하기 위해 담양군이 공격적인 마케팅의 일환으로 지난 8월 30일 개장했다.

당시 담양군은 전남도내 22개 자치단체 중에서는 최초로 문을 연다며 관내에서 생산된 친환경 농축산물의 홍보와 판매 등 유통을 전담, 수도권 소비자를 공략할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 생산자인 농업인과 유통을 맡게 될 농축협, 그리고 이를 후위에서 지원하는 담양군 등 삼자가 상호 보완하는 협력체계가 구축됐다고 자랑했다.

값싸고 질좋은 농축산물을 대도시권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생산자는 안심하고 농사일에 전념할 수 있는 도농상생의 전단이 마련된 것으로 여기며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직판장 개설 비용

실면적 233.7㎡(70.7평)에 45.3평의 매장과 25.4평의 사무실 및 물류창고를 구비하는데 11억원의 임대료(전세)와 매장 인테리어비용으로 1억1천400만원이 들어갔다.

또 담양축협(2명)과 담양농협(1명)이 파견한 상근직원들이 거주할 106.7㎡(32.2평)의 숙소를 마련하는데 1억1천만원의 임대료(전세)가 소요됐으며 집기 및 비품 등 구입비 2천만원과 상품들을 배달하고 수송하기 위한 차량구입비로 900만원이 지출되는 등 모두 13억5천만원이 군비로 지원됐다.

이러한 군비지원과 별도로 농협에서 3천438만원을, 축협에서 5천951만4천원을 각각 시설비로 투자하는 등 군과 농협, 축협에서의 총 투자액은 14억4천389만4천원에 이른다.

#취급품목 및 매출규모

관내에서 생산되는 쌀, 한우, 방울토마토, 메론, 딸기 등 ‘dy 대숲맑은’ 5대브랜드에다 계절별로 출하되는 포도, 단감과 대통술, 죽염 된장, 고추장 등을 판매하고 있다.

또 매장의 상품구색을 갖추기 위해 식품류와 위생용품 및 잡화는 물론 수산물, 패션가구류, 가전제품, 여가문화상품, 가공식품류 등을 취급하고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매장이 협소해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는 한계가 있다.

담양농협이 제공한 매출자료에는 개장시점인 8월 29일부터 12월 2일까지 농협 2억5천687만여원, 축협 1억4천726만여원으로 모두 4억413만여원을 판매하고 6천481만여원의 매출이익(16.04%)을 거둔 것으로 집계돼 있다. 하루평균 429만9천354원의 매출에 68만9천528원의 매출이익을 올린 셈이다.

하지만 이 수치들은 행정사무감사장에서 고병석 유통사업소 마케팅담당이 1일평균 매출액을 묻는 최화삼 의원의 질문에 “200만원 정도이며 특판행사를 감안하면 300만원 수준은 될 것”이라고 답변한 것과 현격한 차이가 나고 있다. 더구나 군의회가 직판장을 실사한 후 제시한 276만7천원의 2배 가까운 수치로 진실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인건비 및 기타 비용

농협이 제공한 매출자료를 토대로 하더라도 직판장이 적자운영을 계속해 왔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담양농협(조합장 이재구)과 담양축협(조합장 주학술)이 제공한 직판장에 상주하는 3명의 상근직원과 5명의 현지고용인들의 인건비 내역을 살펴보면 상근직원의 연봉총액을 1일로 환산한 금액이 △담양축협 16만4천384원 △담양농협 6만5천753원이며, 시급 5천원에 8시간을 근무하는 현지고용인 5명의 총액이 20만원이다.
따라서 1일 인건비로 43만137원이 필요하며 8월 29일부터 12월 2일까지 94일간의 인건비로 모두 4천43만여원이 지출됐다.

또 유통사업소의 감사자료에 근거한 8월 30일부터 11월 11일까지 72일동안의 직판장 운영 제반비용은 전기료, 건물관리비, 상하수도요금 등 제세공과금으로 148만원이, 식비와 포장재비 등으로 468만원 등 616만원이 소요됐다.(22일간의 비용 제외)

여기에 14억4천389만4천원에 대한 연리 6.5%의 이자비용으로 1일 25만7천131원, 94일간 2천417만390원이 투입됐다.

이처럼 94일동안 직판장을 운영하면서 6천481만5천613원의 매출이익을 올렸지만 매장인테리어 및 사무집기류, 차량 등의 감가상가비를 제하고도 7천76만3천268원의 비용이 투입됐다.

농협기준으로 600만원(1일평균 6만3천272원), 유통사업소 기준으로 2천553만원(1일평균 27만1천600원), 군의회 기준으로 2천904만원(1일평균 30만8천973원) 가량의 적자를 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1일평균 75만2천800원의 비용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16.04%의 매출이익률을 고려할 때 하루 평균 470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려야 하지만 현재까지 다양한 특판행사를 실시하고서도 40만원(농협)?170만원(유통사업소)?190만원(군의회)이 미달되고 있다.

#유통사업소 행감자료

농식품유통사업소는 이번 행정감사에서 8월 30일부터 11월 11일까지 72일 동안 직판장을 운영한 결과 2억1천655만4천원의 매출에 1천514만7천원의 매출이익(3천386만5천원의 계산착오)을 올렸다며 인건비, 공과금, 식비 등 지출액을 제하고 1천330만5천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는 자료를 제출했다.

유통사업소의 데이터는 타 기관의 적자라고 내놓은 자료와 상반된다.

유통사업소의 자료를 분석해 보면 △인건비를 최대한 축소하고 △이자비용은 아예 계산에 포함시키지 않음으로써 당기순이익을 부풀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군의원들에게 ‘서울직판장이 그래도 현상유지는 하고 있구나’라는 그릇된 믿음을 심어줌으로써 직판장의 부실운영에 대한 책임과 이에 따른 문책을 모면하고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서 ‘매장 인테리어 비용’으로 계상한 3천만원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 때문으로 여겨진다.

#유통사업소 계획

행정사무감사에서 의원들이 제기한 폐쇄요구에 대해 유통사업소 고병석 유통담당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십 수억원이 투입된 사업인데 폐쇄요구가 있다고 해서 90여일만에 폐쇄시킨다면 여론의 뭇매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규모를 축소시키는 등 운영의 묘를 살려 현상유지라도 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직판장의 매출액이 평상시에는 하루 200만원 정도지만 2회 실시한 특판에서 500만~600만원까지 올린 것을 감안하면 하루평균 300만원은 될 것이며, 직판장이 큰 돈은 안되더라도 브랜드가치를 심어줄 수 있다면 현상유지라도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 뒤 “군의회도 직판장 개설에 동의해 준 책임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폐쇄하라고 요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군의회 대응 및 향후 전망

3개월간 운영을 하고 이를 토대로 향후 운영을 해야할 지를 가늠하기 위해 현장조사를 마친 군의회가 ‘직판장 폐쇄’라는 결론을 내렸는데도, 고병석 담당이 이와 상반된 의견을 내놓은 것은 마치 집행부의 잘못을 회피하기 위해 ‘군의회를 걸고 넘어지려는 인상(?)’ 을 주고 있어 향후 큰 파장이 예상된다.

그렇지만 직판장개설에 동의한 담양군의회의 책임을 거론하며 “규모를 축소하더라도 현상유지라도 시키겠다”는 유통사업소의 계획을 담양군의회가 승인해 줄 확률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11월 15~16일자 현지실사를 통해 부실하게 운영돼 온 직판장의 실상을 파악한 담양군의회는 “근본적으로 안되는 일에 집착하지 말고 차라리 속히 포기하는 것이 진정으로 군민을 위하는 것”이라며 직판장을 폐쇄시킨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개설할 때의 당당함은 어디로 가고 동네 슈퍼만도 못한 곳에서 군비를 가지고 실험하고 있는 것이냐. 감사장에 숫자도 맞지 않는 자료를 제출한 것은 무엇인가”(최화삼),

“해남군은 2억500만원으로 건물만 임대해 주고도 월1억원 어치의 해남 농특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곰팡이 난 농산물에 한참 지난 도축증명서 등 소비자의 신뢰를 잃었다. 군민을 위해 속히 폐쇄하라”(윤영선),

“대숲맑은 쌀과 고기를 판매장 안쪽에 처박아 놓아서 누가 보면 밀도살이나 한 고기를 팔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고기는 좋지만 임대주택자들에게 비싼 고기를 판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내년도 예산관련 심의는 심도 있게 처리할 것”(김동주)이라는 등 행감장에서 유통사업소의 무능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과 지적이 이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현장실사를 근거로 의정활동을 한 담양군의회가 행감장에서 보여준 의지대로 서울직판장 문제를 해결해 나갈지 직판장의 운명이 존폐기로에 있다.

/설재기·김정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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