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남상관, 신비스러운 대나무 빠져 살다
2.남상관, 신비스러운 대나무 빠져 살다
  • 마스터
  • 승인 2009.02.19 15: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나무는 지구를 구하는 신수(神樹)입니다”

파킨슨병 예방 물질 트록신 함유된
신령스러운 죽수액 채취할 수 있는 그는
대나무톱밥·죽초액으로 농산물을 경작하면
미래의 담양을 구하게 될 것이라고



대나무의 신비스러움에 빠져 사는 남상관씨를 바라보는 주위 사람들의 시각은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그를 ‘대나무 박사’라고도 하고, ‘담양 대나무 전령사’라고도 하며, ‘대나무에 미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올해 일흔아홉 살인 남씨가 대나무에 관심을 갖고 그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것은 1960년대 말이다. 그러니까 이 일에 매달린 지는 벌써 40여년이 된다.

남상관씨는 원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무역상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을 중퇴하고 곧바로 서울로 올라가 무역회사를 차린다. 그러나 그 사업은 별 소득없이 마감을 했다. 그렇지만 무역업에 대한 꿈을 저버릴 수 없어 예순살이 되어 뒤늦게 광주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다. 하지만 남씨는 결국 무역업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우연한 기회에 대나무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게 된 것이다. 무정면 성도리에 살던 이숭용 씨를 만나게 된다. 교사였던 이씨는 나름으로 대나무 연구를 하고 있었다.
“대나무는 뿌리에서 잎까지 버릴 것이 없는 식물입니다. 그리고 아주 강력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 나무입니다. 2차대전 당시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가 원폭을 당하는데 맨 먼저 복원이 된 나무가 바로 대나무였습니다. 나는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서 대나무를 더욱 유용하게 활용할 방법은 없을까 혼자서 많은 궁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남씨가 연구하는 대나무는 그냥 대나무가 아니다. 담양에서 자라고 있는 맹종죽이 남씨의 연구대상인 것이다. 우리 담양의 대나무에 대한 남씨의 자긍심은 남다르다.
“담양 대나무는 다른 데서 자라는 것보다 목질이 아주 강합니다. 그 이유는 담양이 지리적으로 남방에 대한 북방한계선이고 북방에 대한 남방한계선이므로 담양에서 자라는 대나무는 단단합니다. 쉽게 말해서 눈을 맞고 자라는 대나무입니다. 임란 등 외침을 받을때 무기로 쓰였던 죽창(竹槍)도 담양 대나무가 아니면 안 됩니다.”
남씨의 담양 대나무 찬사가 장광설로 이어진다.
기후, 온도, 습도, 토질 등 여러 조건이 담양의 대나무를 단단하게 길러내는 요인이라고 남씨는 말한다. 그 중에서 북좌동향(北坐東向)의 환경에서 자라는 대나무가 최고라고 한다. 북좌동향은 북쪽으로 경사지면서 동쪽의 햇살이 드는 곳이다.
현재 남씨가 소유하고 있는 1만5천평의 대나무밭이 바로 북좌동향이다. 원래는 부친 남금희씨의 800평 대나무밭이었는데 남상관씨가 1만5천평으로 늘린 것이다. 부친 남광희씨는 전라남도 임업시험단장과 담양산림조합장을 지냈다.

남씨는 대나무 관련 서적을 탐독하면서 대나무에는 트록신이라는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트록신이 다른 아미노산과 결합하면 도파민을 생성하게 되는데 이 도파민이라는 물질은 파킨슨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약으로 사용되고 있다.
“제가 현재 채취하고 있는 죽수액(竹樹液) 속에 엄청난 트록신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죽수액을 신령스러운 물 즉 ‘신수(神水)’라고 합니다.”
죽수액은 4월말에서 5월중순 사이에 2~3년생의 암 대나무에서 채취된다. 이 대나무를 오후 6시경 땅에서 10㎝ 높이를 자르고 비닐로 덮어 묶어놓은 다음 날 오전 6시경에 죽수를 채취한다. 그런데 죽수는 암 대나무에서만 나오고 수 대나무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암수 대비는 3대7 정도로 수 대나무가 많다. 이때 수 대나무는 수액을 발굴하여 암 대나무에 저장시켜주는 역할을 하므로 죽수를 채취할 때 수 대나무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

남씨의 대나무 찬사는 끝이 없다. 그리고 대나무를 활용한 담양발전 방안도 역설한다.
“다른 나무의 60년 성장치를 대나무는 단 45일 만에 도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합니다. 3초에 9만개의 세포가 형성되는데 핵융합과 같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45㎝가 자랍니다. 이렇듯 핵융합과 같은 폭발적인 성장을 하는 것은 대나무에 중수소가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융합한 에너지를 1톤을 가지면 유조선 12척을 운행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을 착안해 남씨는 대나무톱밥을 만들어 비닐하우스 경작에 활용하자고 주장한다. 그리고 대나무에서는 죽초액을 추출하여 무공해 농약으로 활용하자고 한다.
어떻게 보면 남씨의 주장이 황당하게도 들린다. 그렇지만 남씨는 신념에 차 있다.
“어느 일본 학자가 대나무는 지구를 구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대나무가 우리 담양을 구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거듭 말하지만 우리 담양은 앞으로 대나무신산업에 많은 치중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담양이 살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담양의 미래는 대나무에 달려 있습니다. 또 하나 담양은 다른 지역에 비해 대기환경이 훨씬 깨끗한데 그것은 바로 대나무 때문입니다.”
남씨는 연구를 통해 대나무는 어떤 나무보다도 이산화탄소(CO2)를 많이 흡수한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한다. 대나무밭 1ha는 이산화탄소 1톤을 제거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남씨의 이런 주장대로라면 대나무야말로 우리 담양을 구하는 신수(神樹)가 분명하다. 담양이 깨끗한 환경을 갖고 있는 고장이라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그런데 남씨의 이러한 일련의 연구들이 언제쯤 온전한 결실을 보게 될까? 생전에 완성을 보지 못할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백육십살까지 살 생각이니까 가능하다고 남씨는 말한다.
“맥아더 장군은 도전의 기백이 있으면 젊은이라고 했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 아닙니까? 나는 반드시 생전에 이 위대한 연구를 반드시 완성할 것입니다.”
대나무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신념을 갖고 있는 남씨는 아직도 팔팔한 열혈청년의 모습이다.
그런데 가족들은 남씨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수십년 동안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듯 투자만 있고 결실은 없는 남씨의 연구에 대해 가족들의 시선도 곱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 가족들은 나의 연구에 대해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대나무 고장 담양에 사는 것을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의 신념이라면 과연 누가 말릴 것인가.


  • 전남 담양군 담양읍 추성로 1379번지
  • 대표전화 : 061-381-1580
  • 기사제보 : 061-382-4321
  • 인쇄물,기념품,광고문의 : 061-381-3883
  • 팩스 : 061-383-211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재근
  • 법인명 : 담양군민신문
  • 제호 : 담양군민신문
  • 등록번호 : 전남 다 00232호
  • 등록일 : 2006-9-14
  • 발행일 : 2006-9-14
  • 발행인/편집인 : 최광원
  • 담양군민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5 담양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dy1@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