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난으로 사실상 중단됐던 한말의병대장 녹천 고광순의사 기념관 건립사업이 올해 안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담양군은 지난 8일 “도비 1억원을 포함한 2억원을 투자해 담장, 중문, 장애인 경사로, 유물전시관의 신설 및 정비작업을 벌여 고광순의사 기념관 건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녹천 기념관 건립사업은 창평면 유천리 일원 7천885㎡의 부지에 2010년까지 국비 7억6천900만원, 도비 6억3천500만원 및 군비 18억3천800만원 등 모두 32억4천2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계획이었다.
군은 2002년 용역을 발주하고 나서 2004년부터 공사에 들어가 2008년말 현재까지 23억2천500만원을 들여 사당과 유물전시관, 관리사무소, 내·외삼문 건립, 진입도로 공사 등을 벌여왔다.
앞으로 의병장 동상 및 무명의병 상징탑, 종합안내판 및 부대시설 등의 사업이 추진돼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군수가 바뀌면서 사업규모가 축소되는가 하면 사업 추진의지에 의구심을 갖게 했다.
군은 또 용역조사결과 산출된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고광순 의사의 생가복원을 포기하는 등 일부 사업을 축소한데다 핵심시설인 전시관의 전시물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부실한 사후관리에 대한 우려도 낳게 하고 있다.
또한 군이 갑작스럽게 예산지원을 중단한 2009년에는 공교롭게도 죽녹원과 죽향문화체험마을 인근에 고경명 의병장의 창의기념사업을 추진했다.
이에따라 창평고씨 문중과 지역주민들사이에서는 광주 대촌사람으로 담양과 연고가 없는 임란 의병대장 고경명 의병장의 창의기념사업을 담양에 추진하는 과정에서 녹천 기념사업이 뒷전으로 밀렸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고경명 창의사업이 추진되면서 성격상 ▲중복투자 ▲사업의 적정성 ▲위치선정의 타당성 ▲행정의 난맥상 등의 논쟁과 잡음이 끊이지 않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한편 고광순 의사는 담양군 창평면에서 출생, 1895년 일제가 경복궁을 침범하고 국모(國母)인 명성왕후를 시해하자 통분을 참지 못하고 기우만과 함께 의병을 일으켜 일본 침략에 항거했다.
그 후 화순군 동복에서 왜적을 대파한 후 구례 연곡사를 본영으로 삼고 고제량, 고광수, 박찬덕, 고광훈 등과 함께 여러 곳에서 싸우다 왜적의 야간 습격으로 연곡사에서 전사했으며,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 설 재 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