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7월 10일자에 담양군이 한국자동차협회(KAA)와 2월 13일자로 비밀리에 체결한 ‘dy 오토랜드’ MOU가 사실상 파기된 것으로 밝혀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MOU가 파기된 이유도 그동안 소문으로 떠돌던 것처럼 수북면 주민들이 반대한 때문이 아니라 중요 농지가 들어가는 이유에 대한 합당한 설명을 제출하라는 농식품부의 요구에 KAA가 응하지 않았던 때문이라는 것이 요지.
이같이 본 기자는 지난 7일 담양군의회 2009년도 주요업무 추진상황 보고에서 경제과에 대한 의원의 질문에 해당 실무과장이 답변한 내용을 토대로 보도하게 됐다.
이는 산업단지가 지역사회에서 갖는 중요성 때문에 MOU의 성사여부와는 별개로 주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시켜야 한다는 차원에서 MOU가 파기된 사실과 그 이유에 대한 사실을 보도하게 된 것이다.<7월 10일자 97호 7면>
본지의 보도 이후 담양군 해당 부서에서는 특정인과 특정 언론이 반대해서 마치 오토랜드 MOU가 파기된 것처럼 호도하는 등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심지어 의회에서 업무추진사항을 보고할 당시 직접 현장에서 취재해 보도했는데도 ‘오보’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이에 본 기자는 정식으로 행정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지난 7일 경제과에 대한 주요업무 추진상황보고의 속기록을 토대로 진실을 낱낱이 밝히고자 한다.
이와 관련 지금까지 본지는 산업단지 뿐만 아니라 담양군의 투자유치 실적을 성사했든지, 불발로 그쳤든지 있는 사실만을 그대로 소신껏 보도해 왔다고 자부한다.
#관심 하나…비공개 MOU
먼저 비밀로 두차례나 MOU를 체결했다는 본지 보도와 관련 전정철 의원은 “비공개를 원할 경우에는 당사자간에 서로 합의하에 해야 하고 이런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며 “서광건설 같은 경우 비공개로 했는데 이미 기업공시에 떴으며, KAA도 시중에 투자자를 모집할 정도로 그런 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비공개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비공개로 하자고 했으면 끝까지 서로 비공개로 해서 신의를 지켜주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라고 말하며 담양군만 비공개를 유지하려 했던 점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대해 주무과장인 김용주 경제과장은 “위원님께서 하신 말씀이 맞습니다”라며 “서광건설이 회사가 어렵기 때문에 주가를 끌어 올리기 위해서 약속을 위배하고 기업공시를 통해 MOU(체결)했다는 것을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바로 한달만에 해지통보를 했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관심 둘…MOU 파기 원인
김 과장은 또 “처음에 수북에서 설명회를 했을 때 (서울로) 가면서 주민들이 긍정하고 환영해도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나와서 어려운 장벽에 부딪히게 되는데 처음부터 강력하게 반대여론이 형성되면 안하는 것이 좋다”는 KAA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자신의 견해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의 이같은 주장대로 본지는 ‘KAA측에서 산업단지에 대한 부정적인 지역의 이미지와 회사를 폄하하는 지역민에 대한 유감 때문에 MOU를 파기하게 된 것’이라는 담양군 관계자의 말을 신문지상에 게재했다.
이에대해 전정철 의원은 “수북쪽에서는 주민들이 반대했지만 가산리쪽에서는 찬성해서 그 용지를 갖고 이 정도 새로운 영역을 가산리 쪽으로 하겠다고 했지 않습니까? 어차피 농식품부는 협의를 해야할 사항이예요”라고 말한뒤 “우리가 주민의견을 청취할 때 주민들이 반대했고 주무과장도 그것을 수용한 것이 아닙니까”라고 묻자 김 과장은 “예”라고 답변했다.
전 의원은 또 “그러면 반대해서 안됐다는 것보다 가산리쪽에 영역을 새로이 형성했는데 농식품부는 새로운 우량농지가 들어가는 것에 대한 합당한 이유서를 제출해라, 계획서를 제출하라고 했을텐데 거기에 따른 것을 제출하지 못하고…. (그래서) KAA하고 우리가 해지상태에 가고 있네요”라고 재차 물었다.
그러자 김 과장은 “그렇습니다”라고 분명히 답변했다.
#관심 셋…군·KAA의 속사정
김 과장은 특히 “당초에 41만평의 에어리아를 농식품부와 협의할 때도 가산리쪽에 큰 저수지가 있고 담양호에서 오는 큰 수로가 거기를 통과하고 있다”며 “그래서 수로를 따르고 저수지를 빼고 에어리아를 확정했던 것”이라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그는 이어 “그래서 당시에 수북면 두정리 쪽으로 더 넣어 달라는 (KAA의) 민원이 있어서 넓혀서 에어리아를 정했기 때문에 (이를 수정하고 가산리를 더 포함시킬 경우 농식품부와의) 협의 자체가 여러가지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라고 실토했다.
#결론…과민반응 이유
위와같이 김 과장의 답변을 종합해 보면 ‘dy 오토랜드’ MOU는 사실상 파기됐으며 그 이유는 주민반대나 지역의 부정적인 시각 때문이 아니라 추가로 필요한 부지들에 대해 타당한 설명이나 합당한 계획서를 제출하라는 농식품부의 요구에 KAA가 응하지 않았기 때문임이 분명하다.
특히 수북면 두정리를 포기하는 대신 가산리 마을을 추가로 포함시키는 것이 다수의 우량농지가 포함되는 것은 물론 규모가 큰 저수지와 농업용수 등 농식품부와의 협의자체를 어렵게 하는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KAA측은 차라리 사업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담양군 주무부서는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잘못을 바로 잡으려는 자세를 취하기 보다는 ‘남의 탓’으로 돌리려는데 급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일어난 사실을 그대로 전달한 것에 지나지 않는 기사를 ‘오보’라고 억지를 부리고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다.
본지가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한 것을 “그렇다”고 한 것이 굳이 오보라고 주장한다면 오보라고 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지금까지 본지에서는 산업단지를 하지 말라고 한 적도 없고 MOU가 파기된 것이 담양군에 책임이 있다고 보도한 적은 더욱더 없다.
단지 김 과장이 인정한대로 MOU가 파기됐다는 사실과 그 원인에 대해서만 보도한 것을 가지고 그토록 과민반응을 보이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