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형식
전 담양군수
저는 지난 번 신문기고에서 “평소 전라남도와 전라북도 경계선에 있는 담양과 장성은 광주광역시로 통합하는 것이 전남과 광주가 상생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력하나마 통합운동에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라고 말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 담양군의 경우 행정구역 개편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한 이유는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급격한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공동화 현상 때문에 인근 광주광역시와 통합하자는 논의가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둘째, 여야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행정구역개편이 현실화 될 경우 담양군의 운명이 최악으로 변할 가능성이 커 불가피하게 논의 될 수밖에 없고, 대안을 찾아야 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광주광역시와 무조건적인 통합보다는 담양군의 현행 행정체계가 유지되고 농촌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도농통합 형태의 합병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까지 나온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행정구역개편안을 보면 담양군은 장성과 정읍 그리고 고창으로 통합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는 생활권과 문화권이 전혀 다른 담양으로서는 최선의 통합이 아니라 최악의 통합이 될 우려가 높습니다. 사실, 저의 개인적인 소신은 5만이상의 인구가 유지되고 먼 장래에 10만정도의 인구증가 요인이 예상된다면 인근지역과 통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담양의 정체성을 지켜가면서 발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 군이 처한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우리 담양군은 1991년말 6만8천이었던 인구가 2008년 12월말 4만8천으로 감소되어 18년 동안 2만의 인구가 줄었으며 실제상주 인구는 현재 4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 한 18년 후 담양의 인구는 2만명대로 감소한다는 결론입니다. 이처럼 인구는 절대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현재 정부와 정치권에 의해 진행되는 상황으로 보아 행정구역개편은 어떤 형식으로든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에따라 우리 담양군도 행정구역 개편문제가 자연스럽게 핵심이슈로 등장하고 있고 차기단체장이 풀어야할 최대 현안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전라남도 담양군에서 도농통합 형태인 광주광역시 담양군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게 담양군 미래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물론 광주광역시와 담양군이 도농통합 형태로 합해질 경우에도 장단점은 분명 있습니다. 먼저 군민 여러분이 가장 걱정하는 것으로는 담양군 정체성 문제, 세금인상, 혐오시설 집중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담양군 정체성 문제는 행정구역개편안이 현실화 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다만 광주광역시와 통합이 실현될 경우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발전방향에 대한 기본합의와 우리 군민이 담양군의 전통과 역사 그리고 문화적 가치를 더 소중하게 지켜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세금 문제는 광주광역시와 도농통합 형태(광주광역시 담양군)로 합병되기 때문에 급격한 세금 인상은 없으며 부동산 지가 상승으로 다소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나 이는 재산가치가 증가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끝으로 혐오시설 집중으로 인한 갈등문제는 광산구의 사례를 보면 광주광역시로 편입되었어도 실제 혐오시설이 광산구로 집중된 사례는 별로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 군민이 지혜를 모으면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 입니다. 광주광역시와 통합 시 학군제는 원칙적으로 조정되지 않을 것이나 장기적으로는 인구증가와 젊은 교사 유입으로 지역학교가 살아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지역개발 확대와 인구증가, 시내버스 전 지역 확대와 도시가스 전 마을 공급, 문화적 복지 증대 등으로 생활편익이 이루어집니다. 더불어, 공공시설에 대한 중복투자 예방, 행정서비스 비용 절감으로 예산 절감과 도·농간 연결도로 개설이 확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광주광역시와 담양군의 통합을 추진할 때 가장 중요한 핵심은 담양군에 대한 미래 발전방향과 비전에 대한 담양군과 광주광역시 간의 합의인 것 같습니다.
기존 도시형태의 난개발이 아니라 농업을 살리는 첨단농업과 주거, 교육, 의료, 연구, 문화, 예술 레저 스포츠, 휴양, 관광 중심의 전원형 명품도시로 발전방향을 세운다면 광주와 담양이 상생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것은 담양군민, 집행부, 군의회 정치권, 사회단체 등이 신중한 논의와 합의를 통해 담양군민의 절대적 지지로 광주광역시와 통합을 추진한다면 최선은 아니라도 발전을 담보하면서 생활권과 문화권이 다른 지역과 통합을 피하는 차선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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