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북 RPC 일대 밤샘 수매차량을 장사진
미곡종합처리장(RPC)의 저장시설 부족으로 밤을 새워가면서 벼 수매 순서를 기다리는 차량들로 장사진을 이루는 등 쌀값폭락에 이어 수매대란을 연상케 하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7시 본지 기자가 직접 찾아간 담양연합미곡처리장 인근에는 벼 수매를 위해 전날밤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차량들로 인해 수북면 주평리에서 풍수교 입구에 이르는 일대가 북새통을 이뤘다.
이같은 현상은 풍년으로 수확량이 늘어난데다 이로 인한 쌀값폭락을 우려하는 농민들이 홍수출하를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농업인의 고령화와 농촌의 일손부족으로 손이 많이 가는 건벼보다는 논에서 수확하자마자 톤백으로 담아 RPC나 DSC로 직행하는 산물벼 수매를 선호하는 것도 수매혼란을 일으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새벽 5시에 나왔다는 담양읍 가산리 주민 A씨는 “농민들이 조금이라도 먼저 들어가려고 서로 일찍 왔다고 우기며 싸움까지 벌어지는 등 흡사 전쟁판 같다”며 “이같은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4개면과 봉산면의 물량을 소화시킬 대형 사일로를 가설해 연합RPC로 몰리는 물량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봉산면 주민 B씨는 “수매 혼잡을 막기 위해서는 농협이 일정을 세워 사전에 농민들에게 알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한 뒤 “친환경과 비친환경을 구분하고 계약재배와 일반벼를 따로따로 수매하고 읍면별로 별도의 날짜를 지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대해 RPC 관계자는 “농민들이 친환경과 비친환경을 구분해서 벼를 수확하는 것도 아닌데다 날짜가 맞지 않는다고 수확한 벼를 싣고 온 농민을 그냥 돌려보낼 수도 없어 애로가 많다”며 “궁극적으로는 저장용량을 늘리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농민들의 의견에 동의했다.
/김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