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문화원(원장 전이규)은 지난 1월 담양의 향토문화총서 두 권을 발간하였다.
『담양의 가사기행』은 가사문학의 산실인 담양의 가사 18편을 현대어로 바꾸고 이를 기행형식으로 해설한 책이다. 김신중(전남대), 박영주(강릉원주대) 교수 등이 집필하고 정명철 씨가 관련 유적들을 촬영한 사진을 곁들였다.
작년에 담양의 누정들을 집대성한 기행집『담양의 누정기행』을 펴내 재판을 찍을 정도로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여세를 몰아, 그 누정에서 발흥한 담양의 가사문학을 이렇게 깔끔하고 깊이 있게 정리해낸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담양의 최초 가사인 이서의 <낙지가>, 면앙정가단의 창시자인 송순의 <면앙정가>, 정철문학의 백미인 <사미인곡> 등 총 18편에 담겨있는 삶의 안분지족, 연군지절, 강호은일, 농업농정, 효자칭송 등 우리 선조들의 인생과 예술에 대한 풍류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의미 있는 책이다.
정자문화의 1번지이자 가사문학의 산실로 불리는 담양에 그와 관련한 서적 한 권이 제대로 없는 실정에서 작년의 누정집에 이어 가사문학집을 쌍둥이 형제처럼 정리해낸 담양문화원의 수고가 남다르게 엿보인다.
한편 가사문학집과 같이 발간한『면앙정 삼십영』은 면앙정에서 바라본 담양의 승경 30가지를 김인후, 고경명, 임억령, 박순 등 면앙정 가단의 빼어난 시인들이 서로 문재를 자랑하듯 시로 읊은 책이다.
추월취벽, 금성묘애, 몽선창송 등 면앙정에서 바라본 승경을 장소에 따른 특성을 간추려서 노래하고 또한 면앙정 주변의 산, 마을, 시냇물, 숲, 들판과 각종 두두물물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면서 자연과 삶이 하나가 되는 독특한 이상향을 꿈꾸고 있는 시들이 멋들어진다.
이번 시집은 그간 시중에 떠돌던 팜플릿 형태의 조잡한 번역본이 안타까워 젊은 한학자 임준성 씨에게 새롭게 번역을 맡기고 유명한 사진작가 최옥수 씨의 관련 이미지 사진들을 곁들여 사진시집으로 발간해서 시적정취에 더 흠뻑 빠지게 만들었다.
"담양의 향토문화에 관한 책들을 차근차근 발간하여 담양향토문화총서를 완성해보는 게 꿈입니다. 이런 사업 들은 지역문화원의 역할과 사명이기도 해서 어렵지만 열심히 만들어보았습니다."
전이규은 "담양문화원은 올해는『담양향토문화사전』을 기획 중이다. 담양의 마을 및 지명 유래, 문화재, 방언 등 담양에 관련한 모든 문화용어들을 집대성할 책이 다시 한 번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