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품기준 애매…수상작 선정결과 놓고 논란 일어
제작과정 동영상 제출, 전문가 사전 자문 바람직
금년으로 29회째를 맞이하는 전국대나무공예대전이 전국대회로서의 품격과 위상에 걸맞는 대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작품제작과정에서부터 출품 및 심사에 이르기까지 현재의 검증방법을 보다 보완시켜야 한다는 여론이다.
실제로 취재결과 이번 대회의 입상작 가운데 다른 사람이 제작한 작품을 본인 명의로 출품했다거나 기성품을 사다가 작가가 원하는 형태로 재가공한 다음 이를 조립시켜 완성한 작품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역대 대회에서도 다른 사람에게 작품을 제작하도록 의뢰한 다음 이를 가족 등 다른 사람의 명의로 출품시켜 입상한 사례마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일부 입상작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제기돼 왔다.
이를 두고 일부 공예인들은 “공예라고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만든 것들을 이것저것 사다가 자르고 붙이기 보다는, 어떤 재료를 손기술을 이용해 변형·가공시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여야 한다”고 공예의 기준을 제시했다.
또다른 공예인들은 “작가가 아이디어만 있으면 다른 사람이 만든 상품들을 사다가 자신의 생각대로 재가공해서 다른 형태의 작품을 만들 수도 있다”는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수상작품에 대해 시비거리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데 대해서는 양측 모두 공감하고 있다.
이들은 논란이 양산되는 현재의 대회 요강에다가 ▲작품을 직접 제작한 사람의 이름으로 출품토록 하고 ▲작품에 필요한 재료들에 대한 사용한계를 제시해야 하며 ▲작품을 제작하는 주요 과정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작품과 함께 제출하도록 하는 등 보다 보완된 검증장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심사위원·심사과정·심사평 등 공개 ▲관련분야의 명인 등 전문가들에 의한 작품 및 출품자에 대한 의견 자문 ▲상품성을 중시한 공예품대전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예술성을 중시한 공예대전으로 하든지 등 대회 성격의 분명한 규정 ▲수상작에 대해서는 금상까지만 담양군 소유로 귀속시키고 그 이하의 작품들은 되돌려 줘 대작들이 계속 출품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제기됐다.
지역에서 활동중인 공예인 A씨는 “매년 대회를 마치고 필요한 사항들을 점검하고 미진한 점을 보완해 나갔다면 지금처럼 수상작에 대한 시비가 일어나지 않고 대회의 품격도 더욱 격상됐을 것”이라며 “이제부터라도 검증장치를 보완해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예술활동에 정진하고 있는 공예인들이 더 이상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