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유기농 달걀 생산농장 ‘다란(茶卵)’ 주인 송홍주씨
48.유기농 달걀 생산농장 ‘다란(茶卵)’ 주인 송홍주씨
  • 마스터
  • 승인 2010.07.2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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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먹을거리 위해 가축의 복지(福祉)도 생각합니다”

1994년, 회사를 그만 두고 닭 50수로 양계 시작
담양군 소개로 민원 없는 영천산 아래에 자리잡아
운동 공간 확보 위해 3천평 농장에서 6천수 사육

계란(鷄卵)은 닭의 알이다. 그런데 ‘달걀’이라는 우리말이 있다. ‘닭의 알’을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달걀이 계란보다 더 정겹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계란’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우리말 달걀이 널리 쓰였으면 좋겠다.

무정면 영천리 영천산 밑 호젓한 곳에 자리 잡은 ‘다란(茶卵)’은 이른바 유기농 달걀을 생산하는 농장이다. 다란은 찻잎[茶葉]을 먹여 기른 닭이 낳은 알이다. 그리고 이 다란은 알을 낳는 암탉속에 적정 비율의 수탉을 섞어 키우므로 수정란 즉 ‘유정란’이기도 하다.


“댓잎, 뽕잎, 솔잎, 쑥잎, 은행잎, 칡순 등 야생에서 자라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은 차의 재료가 되는 것들입니다. 댓잎, 뽕잎, 솔잎 등 원재료에다 쌀겨, 왕겨, 톱밥, 황토, 토착미생물들을 섞어 일정 기간 발효를 시키면 천연사료가 됩니다. 이 천연사료는 20% 정도를 먹이고, 80%는 유기농 사료를 씁니다. 유기농 사료는 뉴질랜드, 중국 등에서 원료를 수입해 엄격한 규정을 지켜 사료로 재가공하는데 현재 우리나라에는 두 곳이 있습니다. 값도 일반 사료에 비해 두 배 정도가 비쌉니다. 그래서 우리 다란의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습니다.”


송홍주 씨는 ‘다란’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얻어지지 않았고, 어떤 달걀도 흉내 낼 수 없는 가치가 있다고 강조한다. 송 씨는 ‘다란’이라는 상표 등록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그리고 여러차례 시행착오도 있었다.

“현재는 6천수를 기르고 있지만, 1994년 고서면 고읍리에서 토종닭 50수로 시작을 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닭과 인연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집에서 닭 키우는 일을 거들면서 자랐습니다.”
송 씨는 순천에서 태어나 자랐다. 초등학교 시절, 송 씨의 아버지는 자연방사로 닭을 키워 유정란을 생산해 가계를 꾸렸다. 닭이 1천마리 정도가 되었으므로 온 가족이 이 일에 매달렸다. 송 씨도 학교 끝나고 집에 오면 닭 먹이를 위해 꼴도 베고, 개구리도 잡았다. 그 뒤 송 씨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해 농업경영학을 전공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10여년 동안 당시 굴지의 전자회사와 제약회사에서 근무했다.


“제약회사에 잘 다니고 있었는데 우연히 양계를 하는 친구의 집을 방문하고 나서 다시 닭과의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규모가 꽤나 큰 양계장을 하고 있었는데 나에게 달걀 유통을 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회사에 다니면서 겸업으로 그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 무렵 송 씨의 아내는 재태크 차원에서 고서면에 3천여평의 토지를 매입해 놓고 있었다. 양계장을 하겠다는 목적으로 마련한 땅은 아니었다.


“어떤 용도로 활용할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몇 년 동안 묵혀두었던 땅이었는데 양계를 해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달걀 유통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그런 결정을 내렸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1994년, 회사를 그만 두고 닭 50수로 본격적인 양계를 시작했다. 자연방사 형태의 양계였는데 유정란도 생산했다. 입소문을 타고 닭과 달걀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1994년 당시의 가격으로 달걀 한 판에 1만2천원을 받았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닭도 1천수로 늘었다. 그런데 민원이 발생했다.


“고서 포도재배 농가에서 양계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다고 집단항의를 했습니다. 그래서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비닐하우스로 이사를 했습니다. 닭을 1천마리 이사시키는데 얼마나 힘이 들었겠습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닭 먼지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면서 딸기재배 농가에서 보상을 요구했습니다. 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창평의 비어 있는 축사(畜舍)로 이사를 했습니다. 손님은 찾아오고 민원은 계속 발생하고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런 힘든 생활 속에서도 어떻게 하면 사람의 몸에 좋은 먹을거리를 제공할 것인가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유기축산에 사업의 성패를 걸기로 했습니다.”


유기농이라는 말은 흔하게 들었지만 유기축산은 생소한 말이다.
2005년, 송 씨는 ‘유기축산물 달걀 인증심사’를 통과한다. 개인 농가에서 달걀로 유기축산물 인증을 받은 것은 대한민국 최초의 일이었다. 유기축산물의 인증에는 여러가지 조건이 따른다. 지하음용수, 달걀, 사료, 농장 환경 등이 심사 기준에 적합해야 한다. 송 씨는 이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 것이다. 현재 ‘다란’ 농장의 지하음용수는 1급 판정을 받고 있으며, 농장은 천혜의 조건을 갖춘 생태환경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물론 달걀이나 사료에서도 ‘항생제 제로’ 판정을 받고 있다.
“그런데 유기축산 인정을 받고 나니까 담양군 농업기술센터 담당 직원이 찾아왔습니다. 도움 받을 일이 있으면 요청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농장부지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2007년, 이곳 영천산 아래에 자리를 잡게 된 것입니다. 그 후 다란의 명성을 쌓기 위해 열심히 뛰어왔습니다.”

2009년 4월, 송 씨는 농림수산식품부 지정 신지식농업인으로 선정된다. 유기농 달걀의 신기술 개발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여 농업과 농촌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2009년 9월, 다란 농장은 ‘HACCP’으로 지정받는다. HACCP은 유해 요소 중점 관리 기준 적용농장을 말한다. HACCP으로 지정 받으면 병아리 입식부터 달걀의 출하에 이르기까지 항생제 검출여부를 검사받게 되는데 6개월마다 정기적인 검사를 받게 된다.


다란을 낳는 닭은 재래토종닭인데 털색깔이 다양한데 발목은 흑갈색이고, 부리는 검은 색이다. 체구는 작고 날렵하며 산란율이 낮은 편이다. 알은 일반 달걀에 비해 작고 희뿌연 색이다.

2010년 4월, 송 씨는 농장에 ‘Rain soft 정수처리 장치’를 설치했다. 천일염을 이용하여 정수처리 장치를 설치한 것이다. 유기축산물의 첫째 요건은 지하음용수가 1급수여야 한다. 현재 다란 농장의 지하음용수는 1급수 판정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닭의 건강과 유기농 달걀의 질적 향상을 위해 이런 투자를 한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좋은 먹을거리를 먹기 위해서는 그것을 제공해 주는 땅이나 가축에 대한 복지(福祉)도 생각해야 합니다. 공급을 더 늘리기 위해서는 사육수를 늘려야 하는데 그러면 닭들의 운동 공간이 좁아지지요. 운동 공간을 빼앗는 것은 복지를 빼앗는 것입니다. 유기농이나 유기축산은 사람과 동식물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입니다.”


송 씨는 다란 농장을 지을 때 가능한 한 주변 자연환경을 그대로 살렸다고 한다. 3천평의 농장에서 6천수를 기르고 있다. 닭들의 운동공간을 확보해 주기 위해 사육수를 늘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리-설재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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