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화 말기 아버지에 간 이식 세밑훈훈
눈덩이 병원치료비 걱정…각계 온정 답지
간경화 말기의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한 효녀의 이야기가 세밑에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하지만 지극한 효심으로 아버지를 구한 기쁨도 잠시, 5천만원이 넘는 엄청난 병원비를 마련할 걱정으로 한숨을 쉬고 있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아산현대병원에서 간 이식을 받은 김용호(54·고서면 동운1리)씨는 11월초 논에서 하우스에 비닐을 씌우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광주병원 중환자실을 거쳐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했다.
간 이식만이 유일한 살 길이라는 간경변 진단이 나오자 김씨의 둘째딸 수남씨와 넷째딸 현숙씨가 서로 자기의 간을 이식해 달라고 요청, 정밀검사를 거쳐 수남씨가 간기증자로 확정됐다.
수술경과는 좋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셋째 미현씨와 넷째 현숙씨가 병실을 지키며 아버지를 간병하고는 있지만 엄청난 병원비를 생각하면 망막하기만 하다.
병원측에 확인한 결과 간이식을 위해 수술에서 입·퇴원에 이르기까지 통상적인 비용이 환자 본인비용 4천만원과 기증자 비용 900만원을 더하면 4천900만원이나 된다.
여기에 간 이식 적합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1인당 정밀검사비용 200만원을 감안하면 총 진료비가 5천500만원에 이른다.
김씨에게는 안타깝게도 병원비를 낼 여력이 없다.
부인과 다섯 딸을 거느린 가장인 김씨는 다른 사람의 농지를 임대한 비닐하우스 원예(토마토)와 수도작을 하지만, 다섯 딸을 가르치기 위한 학비와 잇따른 농사 실패로 많은 빚을 지고 있다.
고서면 동운1구(이장 이영식) 주민들은 김씨가 농협에서 빌린 돈 7천800만원을 비롯 마을자금 차용, 농약·비료·종자대금 등 1억원에 육박하는 빚을 지고 있을 것이라고 귀뜸해주었다.
더욱이 성격이 범상치 않은 모친 때문에 금년 1월 동운리의 집을 나와 컨테이너에서 숙박을 해결하다가 9월부터 창평면 해곡리에 빈집을 얻어 살고 있는 등 힘든 생활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 가족의 속사정을 헤아리고 있는 동운마을 주민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서울로 병문안을 다녀오고 십시일반으로 107만원의 성금을 모았으며 고서면사무소를 비롯한 각계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 김씨 가족을 돕기 위해 백방으로 나서고 있다.
이같은 김씨의 딱한 처지가 알려지자 각계에서 온정이 답지하고 있다.
담양군이 긴급의료비 등 1천2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고서면과 자매결연을 맺은 LG이노텍에서는 막내딸 지현양에게 1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키로 했다.
또 김씨를 치료한 서울아산병원은 ‘KBS 사랑의 리퀘스트’에 요청해 2천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게 했으며 김씨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고서면 경영인회에서도 즉석에서 50만원을 모금했다.
이와함께 고서면사무소에서는 군청과 LG이노텍에 김씨의 사정을 자세히 알려 신속한 지원을 이끌어냈으며 폐휴대폰 수익금 등 20만원을 김씨 가족에게 전달했다.
동운1구 이영식 이장은 “아직 젊은 사람을 그냥 보낼 수 없다는 안타까움에 주민들과 면사무소와 협력해 모금운동에 착수했다”며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온정을 베풀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도움을 주실 독지가들은 이영식 이장(011-617-9864)이나 고서면사무소(380-3760), 담양군민신문사(381-1580)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