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 귀향객 자제 당부-합동세배·모임 등 취소
구제역·AI·한파·물가폭등 여파 ‘명절분위기 침체’
설명절이 코앞에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구제역과 AI로 인해 출향인들의 귀향과 각종 모임이 취소되고, 한파와 치솟는 물가로 명절 분위기가 침체되면서 고유명절인 설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특히 지난 24일 경남 김해에도 구제역이 발생, 전남·북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을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최장 9일에 이르는 설 연휴가 ‘청정 담양’으로 남는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담양군과 전남도을 시작으로 정부까지 나서 출향인들의 고향방문의 자제와 철저한 방역을 당부하자 축산농가와 출향인들이 이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담양군은 설 연휴기간이 구제역 확산 여부를 판가름 짓는 고비로 판단하고, ‘귀성객 및 성묘객의 대이동에 따른 구제역 바이러스의 전파 및 유입이 우려되기 때문에 설 연휴를 국가재난 기간으로 정해 국민들이 이동을 자제하도록 중앙정부 차원에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요지의 공문을 지난 14일 정부에 보내는 등 구제역 차단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전남도는 구제역 및 AI 확산을 막기 위해 고향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전국 호남향우회에 요청하는가 하면 귀향객에게는 축사 및 AI 발생지역에 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정부도 지난 26일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설 연휴 고향에 가더라도 축산농가 방문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축산농가을 가야할 때에는 차량과 방문자의 소독을 철저히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관내 축산농가들도 구제역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해 전국 각지에 사는 자식들과 친척들에게 전화를 걸어 아쉽지만 귀향을 자제를 해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박모(63·읍 삼다리)씨는 설을 앞두고 서울에 사는 며느리에게 전화를 걸며 “이번 설은 구제역 확산 우려로 마을이 어수선하니 다음에 내려오면 좋겠다고 전했다”며 “명절에 가족이 모여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구제역 방역을 하느라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향우들도 귀향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수원에 거주하는 향우 곽모(38)씨는 “지난 추석 때 고향에 내려가지 못해 설에는 꼭 고향에 가려 했는데 구제역 확산이 우려된다니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명절때마다 열린 마을행사나 동창회·친목모임 등이 축소되거나 취소될 예정이다.
매년 설명절에 관내 곳곳에서 마을주민들과 출향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어르신께 올리는 합동세배와 마을회관에 모여 정성껏 준비한 떡국을 나눠 먹으며 윷놀이 등 민속놀이 즐기는 풍경도 이번 명절에는 보지 못하게 됐다.
또한 읍면별로 동창회나 친목모임도 대부분 취소되고 있다.
담양군과 축산농가 관계자는 “구제역·AI, 이상한파에 이른 물가 폭등으로 설 명절분위기가 침체돼 안타깝다”면서도 “이번 설연휴가 ‘청정 담양’으로 남는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방역초소에서의 방역은 물론 구제역 사각지대나 다름없는 성묫길 주변 축사를 방문하는 성묘객들을 자제토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향을 찾는 출향인들과 주민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즐거운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담양군을 비롯한 경찰서·소방서 등 유관기관들이 협조체계를 구축해 종합대책을 운영한다.
이들 기관들은 설 연휴기간에 수돗물의 원활한 공급을 위한 급수대책와 비상진료상황실을 운영하며, 취약지역 집중 순찰활동 강화 및 119 구조?구급대 긴급대응태세를 갖추고 구제역 및 조류독감 확산방지에도 총력 대응키로 했다.
이번 명절에는 구제역과 AI 확산을 우려해 담양댐 뱃길성묘 119안전기동팀이 운영되지 않는다.
/추연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