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기수 담양군 녹지과장
지난 겨울은 참으로 추웠다.
영하 10도 안팎의 한파가 다반사였던 담양지역은 사상 유례없는 한파주의보가 자주 발효됐다. ‘삼한사온(三寒四溫)’이 가장 잘 적용된 담양에서의 지난 겨울은 칠일칠한(七日七寒), 즉 일주일 내내 춥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였다.
폭설도 유난히 많았다.
20~30㎝의 눈폭탄을 맞은 담양에는 대설경보와 대설주의보가 반복됐다.
폭설과 함께 찾아온 동장군으로 시설물과 농작물, 그리고 상록수들이 피해를 입었다.
무엇보다 우리군의 상징목인 대나무를 비롯한 난대성 수목 상당수가 잎이 누렇게 변하는 등 한파로 손상을 입었다.
실제로 우리 군은 대나무 고장답게 사방을 둘러보면 대나무숲을 볼 수 있으나 요즘 많은 대나무들이 갈색으로 변한 모습을 종종 접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100년만에 찾아온 한파로 인하여 대나무 잎이 동해를 입어 잎이 갈색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유난히 잦은 폭설과 영하의 온도가 수일씩 지속되다보니 대나무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백나무·광나무·꽝꽝나무·철쭉류 등 상록수의 잎과 어린가지가 고사되었다. 그동안 애지중지하게 애써 가꾸어온 수목이 수형을 잃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안타까운 심정이다.
하지만 대나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대부분의 대나무 잎이 갈색으로 변했을 뿐 가지와 줄기는 고사되지 않았다. 5월이 되면 묵은 잎은 떨어지고 연두빛의 새잎이 돋아나 초록물결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동해 피해를 입은 대부분의 나무는 잎과 가지에서 주로 피해가 나타나는데 잎이 고사한 경우에도 가지가 살아 있는 경우가 많다. 줄기를 꺾어서 살펴보는 것도 동해 유무 진단 방법중에 하나다.
상록수의 경우 동해의 피해를 입어 잎이 갈색으로 변해 낙엽이 지더라도 전부 고사되는 것은 아니므로 제거하지 말고 특별 관리하면 3~4년 후에는 원래의 수형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 고가의 수목일수록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나무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받을 것을 권장하고 싶다. 피해를 입은 수목은 수간주사나 무기양료 공급 등으로 수세회복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폭설 및 한파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려면 동해에 약한 동백나무 등 난대성 수종에 방풍대를 설치해주고, 7월 이전에 추비나 엽면시비를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습기가 많은 곳과 통풍이 되지 않는 장소는 피하고, 울타리를 설치하여 북쪽바람을 막아주면 한파손상 예방에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