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 올챙이 보호대책 마련에 부심
5월말쯤 뒷산 대밭으로 대이동 장관 연출

<사진> 두꺼비 올챙이떼가 헤엄치고 있는 죽향문화체험마을의 우송당과 그 연못
개구리 생태공원 유치로 ‘물속까지 깨끗한 생태도시 담양’을 추진중인 담양군에 갑작스런 진객이 나타나 사업이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상서로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진객들은 예로부터 집을 지키고 재복을 상징한다고 민간에 받아들여져 온 두꺼비 올챙이떼.
5만마리 가량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생태공원사업 예정지인 담양읍 운교리 죽향문화체험마을의 우송당 작은 연못 가장자리를 까만 띠로 수놓으며 따사한 봄햇살 아래 한가롭게 유영하는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사진> 따뜻한 햇볕아래 연못 가장자리를 유영하는 올챙이들
이 때문에 이곳을 관리하는 담양군은 부랴부랴 올챙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느라 한바탕 소동을 겪고 있다.
먼저 수시로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행여나 올챙이들을 괴롭히거나 잡아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 연못주위에 방책과 ‘장난으로 돌을 던지거나 막대기로 휘저으면 올챙이가 죽습니다’라는 문구와 ‘죽녹원 두꺼비’를 설명하는 안내판을 설치했다.
또 성장하는 올챙이들이 산소부족으로 죽는 일이 없도록 분수를 설치해 산소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물벼룩이나 플랑크톤 같은 올챙이들의 먹이가 없는 우송당 연못의 특성을 고려해 물고기용 먹이를 잘게 갈아서 연못에 넣어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위쪽 연못의 올챙이들이 더 이상 넘치는 물에 휩쓸려 수로를 따라 아래 연못으로 흘러 내려가지 않도록 망을 설치하는 등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즐거운 소동을 일으키고 있는 죽향문화체험마을의 두꺼비 올챙이떼는 2~3월경 어미 두꺼비 3~4마리가 산란한 알들이 부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흘러 넘치는 물에 휩쓰려 아래 연못으로 이어진 수로를 따라 떼를 지어 모여 있는 올챙이들
맨 처음 알들이 발견될 당시에는 도롱뇽의 알로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죽녹원 두꺼비’라는 제법 거창한 이름까지 붙었다.
어미두꺼비들이 하필이면 우송당 연못을 산란장소로 택한 이유에 대해 두꺼비의 천적인 구렁이나 대형 조류가 없어 새끼들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즉, 우송당 뒷산 대밭은 관광지인 죽녹원과 죽향문화체험마을과 연결돼 있어 사람과 차량의 통행이 빈번하고, 이 때문에 구렁이나 대형 조류들이 살지 않게 됨으로써 두꺼비의 최적의 산란장소가 된 것이다.
먹이사슬계의 최상층부에 자리한 인간이 역으로 천적들을 막아줌으로써 두꺼비들에게 2세들의 생존율을 높여주는 최적의 장소를 제공한 아이러니가 발생한 것이다.
두꺼비는 보통 어미 1마리가 1~2만개의 알을 낳으며 산란단계부터 두꺼비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82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른 두꺼비가 되기까지의 생존율은 2%를 밑돌지만 죽녹원 두꺼비는 주변에 이렇다 할 천적이 없고 사람과 차량에 대한 출입통제가 용이해 생존율이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담양군 관계자는 “올챙이가 두꺼비로 변하게 되면 아가미호흡을 중단하고 허파와 피부로 호흡하기 때문에 물을 떠나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대규모 무리이동을 하게 된다”며 “5월 20~25일 무렵이면 죽녹원 두꺼비가 우송당 연못에서 뒷산 대밭으로 검은 띠를 이루며 대이동을 하는 장관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