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철홍 전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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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담양통합문제로 담양이 뜨겁습니다. 많은 논란 속에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의원으로서, 책임 있는 지역 정치인 한사람으로서 이런 논란을 침묵 속에서만 지켜 볼 수 없어 이글을 씁니다.
우연의 일치로 지난 8월 24일부터 26일까지 국회에서 지방의원 연수를 받고 왔습니다. 그 연수과정 중 ‘지방행정체제 개편의 입법과정과 향후과제’ 라는 과목이 있었습니다. 강사는 ‘지방행정체제개편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국회에서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주도하고 있는 허태열 국회의원이었습니다.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해서는 가장 정확하고 가장 최근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지역에서 이 문제로 큰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라 질문도 많이 했습니다. 지방행정체제개편을 꼭 해야 하는 이유와 진행 상황 등을 자세히 들었지만 지면상 우리지역과 관계된 상황만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지난 2010년 9월 16일 국회에서 ‘지방행정체제 개편특별법’이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특별법 시군구 개편방안에는 시군구 통합은 정부안으로 강제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닌 자율적 통합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즉 통추위가 광주와 통합 명분으로 삼았던 담양군이 광주와 통합을 하지 않으면 영광, 고창, 정읍 등으로 강제 통합된다는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허태열 의원에게 직접 물어도 보았는데 “그것은 지난 정권 때 학술적 차원에서 만들어 진 것인데 언론에서 보도한 것뿐이고 정부 공식적 안으로는 단 한 번도 고려해본 적이 없다”고 확실하게 말했습니다. “자치단체가 통합을 원하지 않는 한 강제적으로 통합할 방안도 이유도 없다”고 했습니다.
또 현 특별법에는 시군구 통합에 있어서 ‘시도 및 시군구의 관할구역의 경계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라고 해 광주광역시 북구와 전남 담양군이 통합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추진위원회가 주장하는 광주광역시 담양군은 현 특별법 아래서는 불가능합니다.
추진위 주장대로 광주광역시 담양군만을 위한 법을 따로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국회내부에서는 “내년 6월까지 행정체제개편안을 마련해야하고 총선도 준비해야 하는 국회 일정이 너무 빠듯하고 또 현재 시도 폐지를 주장하는 한나라당이나 시도 존치를 주장하는 민주당에서도 광주광역시 담양군은 지방행정체제개편 명분과도 동 떨어지며 이런 상황에서 담양군만을 위한 법을 따로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합니다.
어쩌든 지방행정체제개편이 대세가 되어 담양군이 꼭 다른 지역과 통합이 되어야 한다면 이왕이면 광주로 가는 것이 좋다는 저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같은 불확실한 상태에서 서두를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내년 6월 지방행정체제개편 확정안이 나오면 그때 상황을 보고 담양군이 움직여도 됩니다. 1년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지방행정체제 개편 특히 광주광역시 담양군 같이 행정구역 개편 문제는 전남도라는 상대가 있고 너무나 많은 복잡한 사안이 걸려있기 때문에 길게 끌어서는 안 됩니다.
수면 밑에서 치밀한 전략을 짜서 가능성이 있을 때 단기간 내에 승부를 보아야 합니다.
현재 같이 전남도가 존치하는 상황에서 전남도에 속해있는 자치단체로서 전남도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남도 집행부로부터 광주와 통합운동을 벌이고 있는 담양군에 여러 불이익이 예상되지만 집행부는 눈에 띄게 노골적으로 하기는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남도의회는 그렇지 않습니다. 도의회는 각 지역 대표들이 자기 지역의 이익을 위해서 뛰고 있습니다. 담양군과 대형 사업 등에서 경쟁하고 있는 자치단체 의원들에게 담양군의 광주와 통합운동은 엄청난 호재일 것입니다.
다른 지역의원들도 전남도를 붕괴시킬 수도 있는 광주와 통합을 주장하는 담양군을 좋게 볼 리 없습니다. 전남도의원으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다른 지역이 광주와 통합운동을 하고 있고 담양군과 대형 사업에서 경쟁관계에 있다면 저 또한 당연히 그것을 문제 삼아 그 자치단체를 공격할 것입니다. 예산권을 가지고 있는 의회에서 반대하고 발목을 잡으면 어떤 대형사업도 담양군으로 유치하기 힘듭니다. 대형사업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예산상 상당한 불이익도 받을 것입니다.
통합운동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시기적으로나 전략적으로 정말 심사숙고하여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담양의 이익과 담양의 미래입니다. 그 두 가지를 밑바탕에 깔고 통합운동을 추진해도 추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