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이 매년 수억원의 운영적자를 내고 있는 한국가사문학관에 대해 개선책의 일환으로 민간위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담양군은 지난 19일 “가사문학관을 운영할 만한 전문적인 소양은 물론 창의적인 운영프로그램을 개발할 만한 인력이 없는 상태에서 매년 수억원의 예산을 쏟아가며 직영하기보다는 전문성과 창의성을 갖춘 민간기관이나 법인단체에 운영을 위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담양군이 가사문학관 운영을 민간위탁에 맡기기로 방침을 정한 것은 전국 최초의 가사문학관을 보다 효율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곳으로 운영하기 위한 고육책인 것으로 판단된다.

가사문학관에서는 현재 가사문학의 백미인 면앙정가·성산별곡·관동별곡 3작품의 탁본 및 부채 만들기 체험장 운영, 전국가사문학 학술대회(10월), 전국가사·시조 창작공모전(7~9월), 전국가사·시조 낭송경연대회(10월) 등 4개의 프로그램만이 운영되고 있다.

이와 함께 홈페이지 개설, 전국 초·중·고 및 여행사에 3천부의 홍보물 배부, 1일 평균 200명의 방문자들에 대한 가사문학 소개 등 홍보가 병행되고 있다.

그동안의 운영으로 가사문학관은 △한국가사문학의 산실 담양 이미지 구축 △가사문학의 귀중한 자료 발굴 및 확보로 보존·계승에 기여 △가사문학 관련 전국대회 개최로 가사문학 보급에 기여했다는 등의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가사문학관을 운영하는 공무원들은 잦은 인사이동으로 전문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법규에 구속받는 직업적인 속성상 경영마인드는 물론 기존의 틀을 깨는 창조성을 발휘하기 어려워 가사문학의 보급 및 확산의 활성화가 미흡한 실정이다.

더욱이 한정된 재원으로 인해 매년 반복적인 사업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관리에 필요한 인력과 재정지원이 열악한 군 재정에 부담마저 주고 있다.

가사문학관의 최근 5년간 경영성적표는 총수입 3억9천900만원에 지출은 28억5천100만원으로 24억5천200만원의 누적적자를 보이고 있다. 즉, 가사문학관 운영비로 매년 4억9천만원의 담양군 혈세를 쏟아붇고 있는 셈.

여기에다 가사문학관에는 행정 6급 1명, 기능직 2명, 청원경찰 2명, 일용직 4명 등 9명의 인원이 배치돼 있으나, 이들이 가사문학의 전문가라고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잦은 인사이동과 직업적인 속성상 전문성과 창의성이 미흡한 공무원들이 가사문학관을 운영하게 하는 것 보다는 민간기관에 위탁해 가사문학관을 활성화 시키고 예산도 절감하며, 가사문학관의 인력을 부족한 부서에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중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 전국에 산재한 50개의 문학관 가운데 31곳은 건립 주체나 사단법인 또는 재단법인 등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는 곳은 담양을 포함해 19곳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전문 경영기관이나 법인단체에 가사문학관을 운영하게 하는 것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가사문학을 전 국민들에게 확산시키고 보다 많은 관람객을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등 많은 효과가 있다”며 “가사문학관에 매년 투입되는 불필요한 운영예산을 절감하고 9명의 공무원 인력을 군에서 추진하는 다른 사업에 배치할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간위탁 방침을 정한 담양군은 문화단체, 대학교, 사단 또는 재단법인, 종중 등을 대상으로 공모절차를 거쳐 위탁권자를 선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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