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규채 작가, 8번째 사진전

“우주 속에 존재하는 모든 자연적 물질에는 본래 실체가 없다. 모든 물질의 존재 중심에는 공(空)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나무 사진가로 널리 알려진 라규채씨가 우주의 본질인 공(空)의 개념을 대나무를 소재로 표현한 ‘Bamboo, 空에 美親다’라는 주제의 사진전을 갖는다.
라 작가의 여덟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회는 서울 인사동 갤러리 나우에서 오는 9일부터 22일까지 대나무의 고장인 담양 죽녹원 등에서 촬영한 대나무 신작 20점이 선을 보인다.
라씨가 이번 작품전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불교에서 말하는 모든 물질의 근본인 공(空)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 공(空)의 끊임없는 진동이 가시적인 세계와 비가시적인 세계를 만들어 나가며, 가시적 세계는 이러한 진동의 리듬이 만들어 낸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그 파동과 진동은 영원불변이 아니라 유기적인 흐름에 의해 가시적인 형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바로 반야심경에서 말하는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이 된다.
라 작가는 대나무를 통해 형상과 중량이 존재하지 않는 바람을 매개로 댓잎이 사라짐과 드러남의 반복 속에서 우주의 본질인 공(空)을 얻고자 했다.
라규채의 대나무 사진은 우리가 흔히 ‘대나무는 늘 푸르다’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다양한 칼라가 존재한다.
이번 작품들에선 대나무의 다양한 색을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을 배경으로 가시적 실체가 존재하지 않은 바람을 끌어들여 다양한 색으로 풀어냈다. 이는 우주 속에 존재하는 삼라만상의 색(色) 즉 물질의 표현이기도하다.
한편 라규채 사진가는 광주대학교 대학원에서 사진학을 전공하고 고향인 담양의 대나무를 소재로 주로 작업을 해오고 있으며, 그동안 7회의 개인전과 50회의 그룹전, 그리고 5권의 사진집과 포토에세이를 발행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