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얀나비’, ‘이름 모를 소녀’ 등으로 70년대를 풍미했던 포크송 가수 김정호를 추모하는 음악회가 메타세쿼이아길에서 열렸다.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하는 가로수사랑 음악회의 일환으로 지난 22일 저녁 7시부터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에서 2시간여 진행된 추모음악회에서는 유명 가수들과 국악인, 성악가, 전자바이올린 연주자 등이 대거 출연, 주옥같은 멜로디로 불꽃처럼 짧은 생을 살다간 고인의 음악적 열정과 발자취를 조명했다.
방송인이자 가수인 오은채씨의 사회로 진행된 음악회는 담양출신 음악인들이 출연한 제1부 ‘담양을 사랑합니다’와 김원중, 임창제 등 유명 가수들의 특별공연인 제2부 ‘담양소리, 김정호의 노래를 빚다’가 이어졌다.
1부에서는 정병연 무정농협 전무의 감미로운 발라드 라노비아, 이애란·남지나 듀오의 저녁노을, 미국 노스웨스턴 유니버스티를 졸업한 전자바이올리니스트 강명진의 인기드라마 OST인 베토벤바이러스와 시간을 거슬러의 연주가 가로수길의 밤을 수놓았다.
또 한재초교를 졸업한 소프라노 이혜연의 그리운 금강산, 봉산 출신 실력파 국악인 이정아씨의 가야금 병창, 중저음의 통기타 가수 정용주의 추월산, 강정덕 합창단의 청춘의 봄 등 멜로디가 청중들을 사로잡았다.
2부에서는 대학가요제 출신 3인조 혼성그룹 프롤로그, 창평고를 졸업한 박강수의 포크송, 담양읍 삼다리 출신 권하경 명창의 심청가 중 심봉사가 눈을 뜨는 대목, 소리새의 그대 그리고 나 등 정상급 공연들이 가을밤의 운치를 더했다.
특히 봉산 출신 바위섬의 가수 김원중의 이름모를 소녀, 어니언스 멤버였던 임창제의 저별과 달을, 사랑의 진실 등 김정호의 작품들이 다시 불려지며 고인의 발자취를 되새겼다.
한편 음악회에 앞서 21일 문화회관에서 열린 김정호 기념 세미나는 ‘담양 소리, 김정호의 노래를 빚다’를 주제로 목포대 이경엽 교수와 작곡가 백창우가 각각 ‘김정호 음악의 모태인 담양소리에 관하여’와 ‘김정호의 노래에 깃든 담양소리의 흔적’에 대해 발표했다.
짧은 인생을 살다간 고인의 음악적 열정과 인생에 대한 가수 하남석의 회고와 함께 관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김원중씨는 “일제 때 춘향가, 심청가, 흥부가 등 오가전집에 능통하고 국내 최초로 오늘날 오페라단과 같은 ‘창극단’을 만드는 등 천재성과 열정으로 빛난 명창 박동실에서 시작된 ‘담양 소리’가 있었다”며 “김정호는 박동실의 외손자이자 ‘담양소리’의 맥을 잇는 창의 명인 어머니 박숙자와 아쟁의 명인인 외삼촌의 영향을 받았고 70~80년대 가장 한국적인 목소리의 가수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정주 기자